대구FC는 최근 막을 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에서 최하위를 기록했다. 다음 시즌 K리그2(2부) 무대로 자동 강등됐다. 2014년 9월부터 대구FC를 이끌어 온 조 대표이사는 책임을 통감하고 사퇴했다. 그는 팬들에게 "어려운 상황에서 말씀 올리게 되어 정말 마음이 무겁습니다. 여러분께 큰 실망을 안겨드린 점 깊은 책임을 느끼고 있으며, 그간 보내주신 성원에 걸맞지 않은 최종 결과에 사과의 말씀을 올립니다. 제 부족함으로 소임을 다하지 못한 점 거듭 송구하게 생각하며, 이후에는 한 사람의 팬으로서 변함없는 마음으로 '우리들의 축구단'을 응원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평생 잊지 못할 사랑을 주신 대구 시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감사드리고,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대구FC와 팬들은 나의 마지막 사랑이자 자부심이었습니다"라고 했다.
조 대표이사의 사퇴 소식을 접한 세징야는 개인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그는 " 조광래 단장님은 늘 제게 말씀하셨습니다. '돈 때문에 여기서 떠나지 마라. 조광래 없는 대구는 있을 수 있어도, 세징야 없는 대구는 없다.' 그리고 이제는 제가 말합니다. '조광래 없는 대구FC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라고 전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세징야는 "진정한 대구FC 팬이라면, 단장님의 퇴진이 기쁠 리 없습니다. 우리는 그가 이렇게 떠나도록 두어서는 안 됩니다. 그분은 구단의 심장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세징야"라는 선수도 그분이 아니었다면 존재하지 않았을 겁니다. 지난 10년 동안, 모두가 저를 팔려고 했을 때, 그리고 제가 떠나고 싶어 했을 때조차 저를 붙잡아 준 사람이 바로 조광래 단장님이었습니다. 그가 지켜냈기에 제가 남았고, 그래서 지금까지 아름다운 역사를 함께 만들어 올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대구FC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을 떠나보낼 수 있습니까? 이 소식을 듣고 얼마나 슬프고 실망스러운지 말로 다 할 수 없습니다. 제발 부탁드립니다. 돌아와서 우리의 리더로 계속 남아 주세요!"라고 했다.
세징야는 2016년 대구FC의 유니폼을 입고 K리그에 첫 발을 뗐다. 그는 구단의 상징과도 같았다. 2016년 2부리그 36경기에서 11골-8도움을 기록하며 팀을 K리그1 무대로 이끌었다. 그는 K리그1 무대에서도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에이징 커브' 우려 속에서도 제 몫은 톡톡히 해냈다. 올해도 부상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냈지만, 리그 25경기에서 12골-12도움을 남겼다. 2019년(15골-10도움)에 이어 두 번째 '10(골)-10(도움) 클럽'에 가입했다.
세징야를 대구FC의 핵심으로 이끈 것은 다름 아닌 조 대표이사다. 그는 세징야를 선발했고, 믿음을 줬다. 세징야는 보답하듯 맹활약했다. 세징야는 조 대표이사의 사퇴 소식에 결국 아쉬움을 토해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다음은 세징야 입장 전문.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조광래 단장님은 늘 제게 말씀하셨습니다. "돈 때문에 여기서 떠나지 마라. 조광래 없는 대구는 있을 수 있어도, 세징야 없는 대구는 없다."
그리고 이제는 제가 말합니다.
"조광래 없는 대구FC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팬분들이 이번 일에 화가 나 있는 것도, 지난 몇 년이 매우 어려웠다는 것도 저는 잘 이해합니다. 그러나 조광래 단장님을 모든 일의 원인으로 몰아가며 마치 이야기 속 악당처럼 만드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대구FC는 시에서 운영하는 구단이며 예산이 제한되어 있습니다. 다른 팀들처럼 마음껏 쓸 수 있는 구조가 아닙니다. 단장님도 당연히 오랫동안 우승을 노릴 수 있는 팀을 만들고 싶어했고, 수준 높은 선수들을 영입해 한국의 빅클럽들과 당당히 경쟁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진정한 대구FC 팬이라면, 단장님의 퇴진이 기쁠 리 없습니다. 우리는 그가 이렇게 떠나도록 두어서는 안 됩니다.
그분은 구단의 심장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세징야"라는 선수도 그분이 아니었다면 존재하지 않았을 겁니다. 지난 10년 동안, 모두가 저를 팔려고 했을 때, 그리고 제가 떠나고 싶어 했을 때조차 저를 붙잡아 준 사람이 바로 조광래 단장님이었습니다. 그가 지켜냈기에 제가 남았고, 그래서 지금까지 아름다운 역사를 함께 만들어 올 수 있었습니다.
조광래 단장님은 구단에서 '가족'의 진정한 의미를 보여주는 분입니다. 언제나 선수들을 하나로 묶어주셨고, 외국인 선수들이 집처럼 편안함을 느끼도록 해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