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북중미월드컵 본선 조추첨 결과, 한국은 멕시코, 남아공, 유럽 플레이오프(PO) D조 승자와 함께 A조에 편성됐다. 새 역사에 도전하는 홍명보호와 맞붙게 될 3개국의 전력을 스포츠조선이 심층분석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왕년의 멕시코가 아니다
지금껏 월드컵 본선에 17번 나선 '북중미의 맹주' 멕시코는 '월드컵의 강자'다. 2022년 카타르 대회서 탈락하기 전까지 무려 7회 연속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웬만한 전통의 강호 못지 않은 역사를 자랑한다. 특히 홈에서 강했는데, 자국에서 열린 1970년 대회와 1986년 대회서 월드컵 최고 성적인 8강에 올랐다. 멕시코가 이번 대회에 기대를 거는 이유다.
한국과는 인연이 깊다. 월드컵 조별리그에서만 세번이나 만났다. 1990년 이탈리아, 1998년 프랑스, 2014년 브라질 대회 조별리그에서 만난 벨기에와 함께 한국 월드컵사의 최다 상대국으로 이름을 올렸다. 전적은 좋지 않다. 한국은 1998년 프랑스(1대3 패), 2018년 러시아 대회(1대2 패)서 모두 패했다.
월드컵 뿐만이 아니다. 한국은 지금껏 멕시코와 15번 A매치를 치렀는데 4승3무8패로 열세다. 늘 해볼만한 상대로 평가했지만, 어려운 경기 속 결과를 챙기지 못했다. 기본기가 단단한데다, 특유의 끈적한 축구는 한국과 상성이 잘 맞지 않았다. 2006년 친선경기에서 이동국의 결승골로 1대0으로 승리한 후 최근 4경기는 1무3패로 한번도 이기지 못했다. 다만 마지막 맞대결이자, 비교적 최근인 9월 미국에서 열린 친선경기에서는 손흥민(LA FC) 오현규(헹크)의 연속골로 2대2로 비겼다. 추가시간 실점만 아니었으면 이길 수도 있는 경기였다.
멕시코는 예년만 못하다는 평가다. 최근 6번의 친선경기에서 단 한차례도 승리하지 못했다. 우승했지만, 골드컵에서도 압도적인 모습은 아니었다. 풀럼에서 뛰는 '스트라이커' 라울 히메네스와 튀르키예 페네르바체에서 활약 중인 '캡틴' 에드손 알바레스 등이 주축이지만, 세대교체에 실패하며 스쿼드 무게감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멕시코 대표팀만 세번을 이끈 '이강인 스승'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의 지도력이 돋보이지만, 확실한 에이스 부재는 고민이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확실한 '1승 제물' 남아공
남아공은 포트3에서 FIFA랭킹이 61위로 가장 낮다. 지역 예선에서도 포트1을 배정 받지 못했는데, 나이지리아를 따돌리고 C조 1위에 올랐다. 16년만의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상대를 압도하지는 못했다. 이번 아프리카 예선 조 1위 팀 중 가장 낮은 승점 18을 기록했다. 경고 누적이었던 선수를 출전시키는 실수로 몰수 게임을 당하는 등의 이유도 있었지만, '1강' 나이지리아의 부진이 컸다. '최약체' 짐바브웨와 비기는 등 탈락 위기가 있었지만, 기적적으로 본선 직행에 성공했다. 월드컵 본선 진출은 이번 대회 포함해 총 4회, 하지만 16강 진출은 단 한번도 없었다. 개최국이었던 2010년 대회에서도 1승1무1패로 16강에 오르지 못했다. 역대 개최국 첫 조별리그 탈락의 수모를 겪었다. 당시 개막전 상대가 멕시코였는데, 이번 대회서는 개막전에 멕시코를 만난다. 이번에는 멕시코가 개최국 자격이다.
잉글랜드 번리에서 뛰는 라일 포스터, 포르투갈의 톤델라 유니폼을 입은 스페펠로 시톨레 정도를 제외하고는 모두 자국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로 구성돼 있다. '남아공 2강' 마멜로디 선다운즈, 올랜드 파이어리츠 소속이 대부분이다. 그만큼 조직력이 좋을 수 밖에 없다. 실제 다른 아프리카팀들과 달리, 조직적인 축구를 즐겨한다. 내년 74세가 되는 벨기에 출신의 '노장' 휴고 브로스 감독이 2021년부터 남아공을 이끌고 있다.
한국은 지금껏 남아공과 단 한 차례도 격돌한 적이 없다. U-23 대표팀이 1번, U-20 대표팀이 3번 남아공과 맞대결을 치렀지만, A대표팀은 남아공과 만나지 못했다. 첫 격돌이 월드컵 무대인 셈이다. 대표팀은 아니지만, 울산HD가 올해 열린 클럽월드컵에서 선다운스와 격돌한 적이 있다. 당시 선다운스가 1대0으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에 뛰었던 '캡틴'이자 '골키퍼' 로웬 윌리엄스는 "당시 기억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누가 올라와도 해볼만 하다
역대 월드컵에서 한국축구의 성적은 유럽팀과의 결과에 따라 결정됐다. 한국이 16강에 오른 세 번의 대회를 보면 모두 조별리그에서 유럽팀을 제압했다. 2002년 한-일 대회에서는 폴란드(2대0)와 포르투갈(1대0)을 이겼고, 2010년 남아공 대회서는 그리스를 2대0으로 꺾었다. 2022년 카타르 대회서는 최종전서 포르투갈에 2대1 역전승을 거두며 기적 같은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때문에 최소 1팀 이상이 자리할 유럽팀의 향방은 우리 입장에서 가장 중요할 수 밖에 없었다. 홍명보호는 덴마크, 북마케도니아, 아일랜드, 체코가 자리한 유럽 PO D조와 한조에 속하며 월드컵 4회 우승에 빛나는 FIFA랭킹 12위 이탈리아, 빅토르 요케레스(아스널)-알렉산더 이삭(뉴캐슬)이 있는 스웨덴(43위), '강호' 튀르키예(25위) 등 강호를 모두 피했다.
FIFA랭킹 21위인 덴마크가 전력상으로 가장 앞서 있지만, 우리가 겁낼만한 슈퍼스타는 없다. 세계 최고의 공격형 미드필더 중 하나로 꼽히며, 손흥민과 한솥밥을 먹었던 크리스티안 에릭센(볼프스부르크)은 전성기에서 내려온지 오래고, 안드리아스 크리스텐센(바르셀로나), 캐스퍼 슈마이켈(셀틱) 등도 내리막이다. 라스무스 호일룬(나폴리), 파트리크 도르구(맨유) 등이 주목할 스타들이다. 덴마크는 스코틀랜드에 밀려 C조 2위로 PO에 진출했다.
덴마크 대신 체코, 아일랜드, 북마케도니아가 이변을 일으킬 경우, 우리 입장에서는 더욱 좋은 조에 놓이게 된다. 체코는 FIFA랭킹 44위, 아일랜드는 59위, 북마케도니아는 65위에 불과하다.
다만 고민은 시간이다. 체코-아일랜드와 덴마크-북마케도니아가 3월26일 준결승을 치른 후 승자가 31일 월드컵 본선 진출을 둔 한 판 승부를 펼친다. 이들과 월드컵 첫 경기를 펼치는 한국 입장에서는 불과 두 달여를 남겨두고 1차전 상대를 알게되는 셈이다. 첫 경기 중요성을 고려할때 상대적으로 분석할 시간이 부족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한국 입장에서는 4개국을 모두 분석하는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