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꿀맛 휴가'를 보내고 있는 손흥민(LA FC)이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오프시즌에도 화제의 중심이다.
그는 10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슬라비아 프라하(체코)와의 2025~2026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6차전에서 앞서 홈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 손흥민은 프리시즌이었던 지난 8월 토트넘과의 10년 동행을 끝냈다. LA FC로 전격 이적했다.
하지만 영국 팬들과는 작별 인사를 못했다. 토트넘 귀환은 미룰 수 없는 숙제였다. 회색 롱코트에 검은색 목도리를 한 그가 그라운드에 들어서자 홈팬들은 기립 박수로 환영했다. 마이크를 잡은 손흥민은 떨리는 목소리로 "쏘니(손흥민)가 여기에 왔다"며 말문을 열었다. 함성과 박수가 다시 물결쳤다.
그는 "여러분들이 나를 잊지 않기를 바랐다. 정말 엄청난 10년 동안의 세월이었다. 감사하다는 말을 전해드리고 싶다"며 "나는 언제나 토트넘의 일원이 되고 싶다. 항상 여러분들과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이어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은 언제나 저에게 집과 같은 존재가 될 것슌 여러분을 잊지 않겠다. 저와 항상 함께 있어 주시길 바란다. 언제든 LA를 방문해달라. 여러분을 사랑한다"고 했다.
토트넘 SNS
LA FC SNS
토트넘 동료들과도 재회했다. 주장 완장을 이어받은 크리스티안 로메로와도 뜨겁게 포옹했다. 둘의 대화에서 리오넬 메시(인터마이애미)가 화두에 올랐다. 로메로와 메시는 아르헨티나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다.
손흥민은 로메로를 향해 "올해는 메시가 우승하도록 내버려 뒀지만 내년에는 우리가 정상에 오를거다"라며 뼈있는 말을 던졌고, MLS는 SNS를 통해 다음날 손흥민의 발언을 소개했다.
손흥민은 지난달 23일 밴쿠버 화이트캡스와의 2025년 MLS컵 플레이오프(PO) 서부 컨퍼런스 4강전서 0-2로 끌려가던 후반 만회골에 이어 추가시간 극장 동점골을 터트리는 원맨쇼를 펼쳤다. 그러나 마침표는 고통이었다. 첫 번째 키커로 나섰지만 실축하며 대역전에 실패했다. 120분 연장 혈투 끝에 2대2로 비긴 후 승부차기에서 3-4로 패하며 시즌을 접었다.
반면 메시는 MLS컵 챔피언결정전에서 밴쿠버를 3대1로 물리치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인터마이애미는 구단 역사상 첫 MLS컵을 수확했다. 메시는 개인 통산 48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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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MLS 올해의 영입에선 2위에 올랐다. MLS는 13일 'MLS 최고 이적료를 기록하며 이적한 손흥민은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정규시즌 10경기 9골3도움을 기록한 그는 500분 이상을 출전한 선수 중 기대 득점과 기대 어시스트를 합산한 수치에서 메시만이 손흥민을 앞섰다. 드니 부앙가와의 공격 조합도 막강했다. MLS컵에서 3골을 기록한 것을 더하면 그의 데뷔 시즌은 기억에 남을 만하다'고 평가했다.
1위는 앤더스 드레이어였다. 그는 안더레흐트를 떠나 올 시즌을 앞두고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었다. 재능이 폭발했다. 드레이어는 샌디에이고 소속으로 올 시즌 공식전 41경기에 출전해 23골 18도움이라는 엄청난 기록을 세웠다.
MLS는 드레이어에 대해 '메시가 아니었다면 드레이어가 MLS MVP를 수상했을 것이다. 그는 메시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정규 시즌 공격포인트도 메시 바로 아래 수준을 기록했다. 시즌 개막 전에 안더레흐트에서 지명 선수로 합류한 드레이어는 빠르게 주전 자리를 꿰차며 올해의 신인상을 수상했다. 드레이어가 2026년에도 상대 수비수들을 공포에 떨게 할 것이라는 데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평가했다.
손흥민은 늦은 합류로 1위를 차지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MLS는 '손흥민이 여름이 아닌 겨울 이적시장에 왔다면 1위였을 것이라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MLS는 새해를 앞두고 벌써 손흥민의 복귀를 바라는 분위기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