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만에 생긴 기업구단으로, K리그 판도를 흔들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이랜드는 공격적인 투자와 톡톡 튀는 행보로 주목을 받았다. 창단 첫 해인 2015년 비록 승격에는 실패했지만,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무엇보다 K리그에서 가장 팬 친화적인 마케팅을 펼친 팀에 수여되는 팬 프렌들리 클럽상을 싹쓸이 했다. 지금 많은 팀들이 하고 있는 구장내 푸드트럭 등이 이랜드의 작품이었다. 이제 K리그2에도 리그를 선도하는 리딩 클럽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하늘을 찔렀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이후 이랜드는 지독한 암흑기를 보내야 했다. 비단 성적만이 아니었다. 이랜드가 강조하던 팬 친화적인 마케팅이 서서히 힘을 잃었다. 물론 2016년 1차, 2019년 2차, 2020년 3차 팬 프렌들리 클럽상을 수상하며 겨우겨우 명맥을 이어갔지만, 임팩트는 크지 않았다. 이랜드는 그렇게 평범한 하위권 클럽으로 전락하는 듯 했다.
창단 10주년이었던 2024년, 이랜드는 물줄기를 바꿨다. 삼고초려 끝에 김도균 감독을 선임하며, 다시 한번 승격을 향한 힘찬 기지개를 켰다. 프런트도 재정비했다. 초심을 찾기 위해 '우리의 축구를 주목하라'는 'ATTENT10N(어텐션)'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다. 창단 10주년에 맞춰 팬들을 어텐션 시킬 마케팅을 준비했다. 100% 팬 투표로 진행한 굿즈 제작 등을 내세워 팬들의 호응을 이끌어냈고, 2024년 2차 팬 프렌들리 클럽상을 수상했다. 이랜드는 창단 첫 승강 플레이오프 진출까지 이뤄내며, 부활을 위한 화려한 날갯짓을 했다.
2025년, 이랜드는 업그레이드됐다. 스케일이 더욱 커졌다. 이랜드는 지난해 국내 프로스포츠 구단 중 유일하게 한국프로스포츠협회가 주최하는 '프로구단 통합 서비스 지원 사업'에 선정됐다.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체육진흥기금을 지원받아, 2024년 하반기부터 5월 30일까지, 홈구장인 목동운동장 리뉴얼 프로젝트, 프리미엄 테이블인 '컴포테이블(comforTable)석' 신규 론칭 등 'Fun & Safe!'라는 모토 아래 홈경기 팬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했다.
여기에 패션 플랫폼 '무신사' 협업 팝업스토어 개최, '일일 셰프' 등 선수단 참여 팬 이벤트 기획, 다양한 영상 콘텐츠 제작, 외부 기관과의 협력을 통한 사회 공헌 등으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팬들도 화답했다. 이랜드는 3년간 광고 수익 652%, 티켓 수익 270%, 상품 수익 173% 증가라는 의미 있는 성과를 창출했다. 그 가운데, 선수단은 창단 첫 2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그 결과 이랜드는 올해 발표된 1~3차 팬 프렌들리상 싹슬이했다. K리그2에서 한 시즌 3번의 팬 프렌들리상을 독식한 케이스는 이번 포함, 4차례 뿐이다. 이랜드는 2015년에 이어 올해까지 두번이나 한 해 싹쓸이에 성공한 클럽이 됐다. 이랜드는 지금까지 총 10번의 팬 프렌들리상을 수상하며, K리그2 최다 수상 구단이 됐다. 이랜드는 K리그 대상 식상식에서 올 시즌 '팬 프렌들리 클럽상 종합상'도 품었다.
여기에 '제21회 대한민국 스포츠산업대상'에서 우수 프로스포츠단상(장관상)을 받으며 대미를 장식했다. 울산HD가 대통령상을, 제주SK가 장관상을 받은 가운데, K리그2 소속으로는 이랜드가 유일하게 시상대에 올랐다. 다시 뛴 이랜드는 이전보다 더 진일보한 모습으로 유의미한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제 누가 뭐래도 K리그2 마케팅을 선도하는 클럽은 이랜드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