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일본의 사례를 보면 한국 국가대표팀 최초 외국 태생 혼혈인 옌스 카스트로프는 정말 힘든 결정을 쉽게 내렸다.
일본 매체 교도통신은 17일 일본 혼혈 골키퍼인 미오 바크하우스가 독일과 일본 국적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매체는 '독일 분데스리가 1부 베르더 브레멘에서 뛰는 21세 골키퍼 바크하우스가 온라인 인터뷰에 응해, 국가대표팀 중 독일과 일본 중 어느 쪽을 선택할지에 말했다'고 전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바크하우스는 "내 안에서의 답을 찾도록 조금 더 시간을 가지고 싶다. (독일과 일본) 양쪽에서 연락을 받아 기분 좋은 고민이라고 생각하려고 하지만 동시에 부담도 된다"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사진=브레멘
바크하우스는 카스트로프처럼 독일 혼혈이다. 아버지가 독일인, 어머니가 일본인이다. 어린 시절에는 일본에서 성장했다. 일본 명문인 가와사키 프론탈레에서 축구 선수의 꿈을 키웠다. 일본축구협회 유소년 아카데미에서도 훈련을 받은 바크하우스지만 2017년에 독일로 돌아갔다.
독일로 가서 2018년 브레멘에 입단하면서 빠르게 성장한 바크하우스는 2022년부터 1군에서 뛰고 있는 중이다. 2023~2024시즌에는 네덜란드 에레디비시 FC볼렌담으로 임대를 떠나서 주전으로 풀시즌을 채웠다. 이번 시즌에 베르멘 주전 골키퍼로 도약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주전으로 뛰는 골키퍼이기 때문에 일본은 바크하우스를 국가대표팀에서 뛰게 만들고 싶어하는 중이다.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감독이 직접 바크하우스를 찾아간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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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도 바크하우스를 잃고 싶지 않은 모양이다. 독일로 돌아간 후에는 꾸준히 독일 연령별 대표팀을 소화했으며 현재는 독일 21세 이하 대표팀에 소집되고 있다. 현재 독일은 35살인 올리버 바우먼이 주전이다. 바우먼이 나이가 많아 다가오는 월드컵을 끝으로 새로운 주전 골키퍼를 찾아야 하는 상황.
알렉산더 뉘벨 등 분데스리가의 다른 골키퍼도 있지만 독일도 바크하우스처럼 재능 있는 선수가 다른 나라에서 뛰는 건 원하지 않을 것이다. 바크하우스가 대단한 성장을 이뤄서 독일 국가대표팀 주전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바크하우스의 고민도 당연히 이해가 된다. 일본은 아시아에서는 최강으로 평가받지만 독일에서 뛰면 월드컵, 유로 등 세계적인 대회에서 우승에 도전할 수 있다. 축구선수라면 특히나 월드컵 우승에 대한 꿈을 쉽게 내려놓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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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카스트로프의 결정이 더욱 대단해 보인다. 카스트로프 역시 독일축구협회에서 한국행을 원하지 않았다. 카스트로프는 멀티 포지션이 가능한 선수고, 추후에 어떻게 성장하는지에 따라서 충분히 국가대표팀 합류가 가능했다. 카스트로프는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에서 뛰면 병역 문제 등 해결해야 할 사안이 많았는데도 불구하고, 한국행을 스스로 결정했다. 카스트로프는 한국 국가대표팀 데뷔 후 "한국 국가대표팀에 데뷔해 기쁘다. 병역 문제는 차근차근 해결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몇몇 독일 매체는 한국의 병역법을 모르고 카스트로프가 군대에 입대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카스트로프처럼 태어나자마자 이중국적자가 된 사람은 해외에서 거주할 경우, 37세 이후 자동으로 전시근로역으로 전환된다. 전시근로역은 전쟁이나 국가비상사태가 발생했을 때 군사 지원 업무를 위해 소집되는 병역의 종류라 카스트로프는 사실상 병역의 의무를 수행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