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최근 EPL에서 기대를 모았던 감독 마레스카와 아모림이 각각 첼시와 맨유에서 경질됐다. 장기 계약을 했지만 18개월, 14개월 만에 팀을 떠났다. 경질의 이유는 복합적이지만, 둘 다 구단 경영진(CEO), 디렉터, 스카우트와 불화가 있었고 그게 갈라서는데 크게 작용했다.
요즘 세계 클럽 축구의 트렌드는 '분업화'다. 과거 퍼거슨, 벵거, 무리뉴 등이 주름을 잡았던 시절엔 감독의 영향력이 매우 컸다. '감독'을 넘어 팀 전체를 관리하는 '매니저'라고 봤다. 실제로 영국 축구에선 감독을 매니저라고 불렀다. 그런데 요즘은 유럽이나 K리그나 '감독이 다 해 먹는 시대'는 지났다. 단장, 디렉터의 역할이 과거 감독의 영역을 상당 부분 가져갔다고 보면 된다. 따라서 감독이 단장과 디렉터 영입을 침범하거나 불협화음을 유발시킬 경우, 구단에선 감독을 가장 먼저 날려버리는 조치를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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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부터 K리그 팀들은 '테크니컬 디렉터(TD)'를 의무적으로 보유해야 한다. K리그 로컬룰이 아니라 FIFA, AFC의 규정이다. 1983년 출범, 이제 44년차를 맞은 K리그도 초창기엔 감독이 신적인 존재였다. 구단에 감독보다 축구에 대해 잘 아는 전문가가 없었다. 그런데 40년을 넘긴 K리그에도 구단마다 잔뼈가 굵은 전문가들이 성장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지도자들은 자신의 입맛에 맞은 선수들로 팀을 꾸리고 싶어 한다. 과거에는 그 성향이 더욱 강했다. 하지만 이제는 구단 경영진이 그걸 100% 받아주지 못하는 시대가 됐다. 계약 기간내 성과를 내야 하는 감독은 구단의 장기 비전과 전략을 수립하거나 맞출 수가 없다. 결국 구단 운영의 주도권은 사무국이 쥐고 주도하는 게 맞다. TD는 바로 구단의 시각에서 선수단 구성 및 영입, 트레이드, 육성 등 기술적 분야를 총괄하는 직무를 수행하게 된다. 다만 아직 뿌리내리지 못해 갈등, 마찰을 빚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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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의 지휘봉을 잡은 정정용 감독은 6일 선수 수급과 관련해 '요구는 하되, 선을 넘어서 불필요한 갈등을 유발하지 않겠다'는 식으로 말했다. 단장, 디렉터, 감독이 각자 맡은 역할을 잘해서 '원팀'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역대 K리그를 거쳐 간 외국인 감독 중 성공적이었다고 평가받는 귀네슈(서울), 파리아스(포항)의 경우, 당시 선수단 구성은 구단 프런트의 몫이었다. 그들은 국내 선수들에 대해서 잘 모르는 까닭도 있었지만, 감독 스스로 자신의 역할을 제한해 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했다. 분업과 협업이 성공적으로 돌아갈 때, 그 클럽은 우승이라는 목표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