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K리그2 최고 키워드는 수원이다. 두 시즌 연속 승격에 실패한 '몰락한 명가' 수원은 올 겨울 제대로 칼을 갈았다. 광주FC에서 눈부신 성과를 올리며 'K리그 최고의 명장' 반열에 오른 이정효 감독을 전격 선임했다. 선수 영입에도 열을 올렸다. 지난 시즌 K리그1 베스트11에 빛나는 '베테랑 수비수' 홍정호를 비롯해, '이정효의 페르소나'로 불리는 정호연과 헤이스, '국대 골키퍼' 김준홍, K리그2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박현빈, 페신 등을 차례로 영입했다. 이미 K리그2 최고 수준이었던 전력을 더욱 업그레이드했다.
이미 '애플'에서 '갤럭시'로 갈아탄 이 감독은 조금씩 수원을 바꾸고 있다. 태국 치앙마이에서 진행한 1차 전지훈련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생각하는 축구'다. 1일 열린 '수원 삼성 온라인 팬미팅'에서 선수들은 이구동성으로 "머리가 아프다"고 했다. 제주SK에서 이적한 '베테랑 수비수' 송주훈은 "몸과 머리 다 힘들었다. 프로 14년차 정도 됐는데 축구를 다시 배우는 것 같다"고 했다. '부주장'이 된 박대원은 "전훈 기간 동안 머리가 너무 아팠다. 감독님과 분석관 형들이 영상을 카톡으로 보내주는데 볼때마다 '내가 더 공부를 해야겠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사실 특별한 내용은 아니다. 송주훈은 "공격은 어떻게 하면 골을 넣을지, 수비는 어떻게 상대를 막을지에 관해 훈련한다. 감독님이 방법을 하나부터 열까지 가르쳐 주신다. 몰랐던 부분, 놓쳤던 부분을 다시 하니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 같은 재미가 있다"고 했다. 집중력 있는 훈련에 선수들은 곡소리가 난다. 박대원은 "하루에 한번 훈련하지만, 그 시간이 길다. 감독님이 하나하나 알려주시기 때문에 그렇다. 자체 경기를 뛰면 상대 팀과 하는 것 보다 열배는 힘들다"고 했다. 이 감독은 "이해를 못하기 때문에 길어지는 것"이라고 웃었다.
몸과 머리는 힘들지만, 선수들의 만족감은 높다. 기대치는 하늘을 찌른다. 송주훈은 "선수들도 새로운 것을 배우고 맞춰가다보니 재밌다"며 "치앙마이에서는 우리끼리만 경기를 했는데, 우리가 배운 것을 상대와 하게 되면 얼마나 재밌을까 싶다"고 웃었다.
이 감독 역시 선수들의 태도에 미소를 지었다. 이 감독은 "1차 전훈을 통해 부족한 부분도, 긍정적인 부분도 발견했다. 몸도 힘들텐데, 전술적인 부분까지 해야해서 머리까지 힘들 수 밖에 없다. 서로 부족한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면, '아 내가 수원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구나' 싶다"고 했다. 이어 "본인들은 잘 모르겠지만, 매번 영상을 보는 나는 선수단이 매일 손한마디씩 성장하는 모습이 느껴진다. 이대로 가면 더 큰 기대를 해도 될 것 같다"고 했다.
수원은 2일부터 일본 미야자키에서 2차 전지훈련에 돌입한다. 수원은 2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서울 이랜드와의 개막전을 통해 승격을 향한 첫발을 내딛는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