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월드컵에서 탈락한 이탈리아 축구대표팀에 실망한 이탈리아 국민의 분노가 여러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지난 1일, 보스니아와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 결승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했다. 과거 월드컵에서 4회 우승한 '아주리 군단'은 이로써 2018년 러시아월드컵, 2022년 카타르월드컵에 이어 3회 연속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월드컵 우승국이 3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오르지 못한 건 이탈리아가 처음이다.
후폭풍이 거세게 부는 가운데 일부 선수들의 행동이 팬들의 거센 비난을 불러일으켰다. 이탈리아 신문 '라 레푸블리카' 보도에 따르면, 대표팀 선수 11명은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했을 때 이탈리아축구협회로부터 지급받을 예정이었던 보너스를 보스니아전 경기 전날밤 요구했다.
선수들은 협회측에 '동기부여 명목'으로 30만유로(약 5억2000만원)의 보너스를 요구했다. 선수 1인당 약 1만유로(약 1730만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에 젠나로 가투소 이탈리아 대표팀 감독은 '지금은 보너스를 요구할 때가 아니다. 우선 경기부터 이기자'라고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탈리아 매거진 '레고'는 '이탈리아 축구 역사상 가장 암울한 시기에 일부 선수들의 마음 속엔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한 경기력, 수비, 역습 등이 아니라 오로지 자신들의 주머니를 채우는 것이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보너스에 눈이 먼 선수들은 평범한 보스니아 팀에 패하는 부끄러운 경기를 펼쳤다. 다음 월드컵에선 누가 감독을 맡든, 금전적인 동기가 아닌 진정으로 조국을 위해 결과를 내고자 하는 열망을 가진 젊고 완전히 새로운 선수로 새출발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가브리엘레 그라비나 이탈리아축구협회장, 잔루이지 부폰 대표팀 단장, 가투소 감독 등은 월드컵 진출 실패에 따라 사퇴 의사를 밝혔다.
스포츠 매체 'ESPN'은 '유소년 단계에서 성장보단 기술력을 중시하는 경향, 자국 리그의 외국인 의존' 등 이탈리아 축구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이탈리아는 유로2032 개최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알렉산더 체페린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은 "유로2032는 예정대로 개최될 것이다. 다만 이탈리아의 축구장 상태는 유럽 최악 수준"이라며 "인프라가 준비되어 있길 바란다. 그렇지 않다면, 대회는 이탈리아에서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탈리아는 튀르키예와 2032년 대회를 공동 개최할 계획이다. 현재 유벤투스의 홈구장인 토리노의 알리안츠 스타디움만이 유로2032 개최 자격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