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손흥민이 훈련 도중 자신의 마음을 조심스레 드러냈다.
올 시즌 손흥민은 뛰어난 활약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아쉬움이 있었다. 득점이었다. 지난 시즌과 다른 모습이었다. LA FC는 2025년 여름 손흥민 영입으로 팀 전력을 완전히 업그레이드했다. 2025시즌 당시 손흥민은 리그 10경기에서 무려 9골3도움이라는 엄청난 득점 페이스를 보여주며 LA FC를 단숨에 우승 후보에 올려뒀다. MLS컵에서도 활약하며 MLS 이적 후 13경기 12골3도움이라는 엄청난 기록과 함께 리그를 뒤흔들었다.
올 시즌도 첫 골이 터지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레알 에스파냐전 페널티킥 득점으로 첫 골을 신고했다. 하지만 이후 손흥민이 골을 터트리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 경기 내내 플레이메이킹 능력은 유감 없이 발휘했으나, 강점인 속도와 슈팅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상대의 집중 견제, 전술적인 아쉬움 등이 겹치며 손흥민의 득점이 터지지 않았다.
경기력 저하에 대한 목소리, 나이에 따른 기량 하락에 대한 의견이 쏟아졌다. 손흥민도 이를 무시할 수 없었다. 지난 3월 A매치 당시 손흥민은 에이징 커브 논란에 대해 이례적으로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기량이 떨어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냉정하게 대표팀을 내려놔야 할 때는 내가 스스로 내려놓을 생각이다"며 "득점이 없을 때마다 기량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 자체가 아쉽다. 그동안 많은 골을 넣다 보니 기대감이 높은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내가 해야할 위치에서 항상 최선을 다하고 몸 상태도 좋다"고 했다.
활약으로 모든 우려를 지워냈다. 손흥민은 지난 올랜도 시티와의 홈 경기에서는 전반에만 4개의 도움을 기록하며 예열을 마쳤고, 8일(이하 한국시각) 크루스 아술과의 2026년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 챔피언스컵 8강 1차전에서 마침내 시즌 첫 필드골을 터트렸다. 득점 이후 손흥민은 '블라블라' 세리머니를 통해 자신을 향한 우려의 시선들을 지워낼 수 있음을 다시금 보여줬다.
손흥민의 이런 마음은 훈련 도중에도 드러났다. LA FC는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선수단 훈련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서 손흥민은 아론 롱과의 대화가 화제가 됐다. 롱은 사이클을 타고 있는 손흥민이 최고 속도에 대해 물어보자 "너보다 빠를 것이다. 33.8km 정도"라고 답했다. 그러자 손흥민은 "난 시속 35.5km"라며 응수했다. LA FC 코칭스태프도 "손흥민이 오스틴전에서 시속 35.5km를 기록했다"고 확인시켜줬다. 롱의 반응을 확인한 손흥민은 한 마디를 덧붙였다. 그는 "사람들이 내가 이제 늙어간다고 하더라"라며 그간의 시선을 꼬집는 발언을 남겼다.
에이징 커브 논란에도 손흥민은 실력으로 모든 걱정과 비판을 털어냈다. 대표팀과 소속팀에서의 존재감을 고려하면 손흥민의 활약은 LA FC에도, 한국 대표팀에도 여전히 중요하다. 손흥민은 아직 내려놓을 자신이 없을 정도로 뛰어난 활약을 할 기량이 충분히 있음을 증명했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