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광고 닫기

"나만 등번호 없어...4년후 당당히 등번호를 달고 오겠다" 성지글 된 '18번' 오현규의 일기[북중미월드컵 체코전 첫승]

출처=tvN '유퀴즈온더블럭'
출처=tvN '유퀴즈온더블럭'
12일(한국시각) 멕시코 과달라하라 사포판의 에스타디오 과달라하라에서 열린 2026 북중미월드컵 대한민국과 체코의 경기. 대한민국이 2대1로 승리했다. 골 직후 손흥민을 향해 달려간 오현규가 폴더인사를 올리며 기쁨을 나눴다. 사포판(멕시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6.06.12/
12일(한국시각) 멕시코 과달라하라 사포판의 에스타디오 과달라하라에서 열린 2026 북중미월드컵 대한민국과 체코의 경기. 대한민국이 2대1로 승리했다. 골 직후 손흥민을 향해 달려간 오현규가 폴더인사를 올리며 기쁨을 나눴다. 사포판(멕시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6.06.12/

[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내 유니폼에 등번호는 없었다. 오늘 나는 더 독한 마음을 먹었다. 4년간 준비해 당당히 등번호 달고 오면 된다."

'2001년생 영건' 오현규(베식타스)가 4년 전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며 날아올랐다. 4년 전 카타르월드컵에서 오현규는 등번호 없는 27번째 선수였다. 월드컵 최종 엔트리 26명 안에 들지 못했지만, 안면 부상을 딛고 출전한 '원톱' 손흥민이 부상할 경우에 대비, 예비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수원 삼성 유스 출신으로 팬들의 절대적인 사랑을 받아온 오현규는 당시 강등 위기의 수원에서도 90분 휘슬이 울리는 마지막 순간까지 달리고 또 달리는 투혼의 선수,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기어이 극장골을 밀어넣는 집념의 골잡이었다. 훈련 파트너로 나선 월드컵에서도 그는 매순간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며 선배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캡틴 손흥민은 월드컵 현장에서 그리고 이후에도 후배 오현규를 살뜰히 챙겼고, 공개적으로 '샤라웃'했다. "현규는 월드컵을 같이한 선수 중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선수"라는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카타르월드컵에서 환상적인 골로 스타덤에 오른 조규성도 인기 예능 프로그램 tvN '유퀴즈온더블럭'에 출연해 후배 오현규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표했다. "월드컵에 뛰어도 손색이 없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정말 노력을 많이 하는 선수이고, 정말 좋은 선수다. 최종명단에 들지 못했지만 월드컵에 같이 따라가는 결정을 하게 됐고, 훈련 도우미를 자청했다. 정말 멋있다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 단체사진. 사진출처=KFA
2022년 카타르월드컵 단체사진. 사진출처=KFA
2026년 북중미월드컵 단체사진. 사진출처=KFA
2026년 북중미월드컵 단체사진. 사진출처=KFA
12일(한국시각) 멕시코 과달라하라 사포판의 에스타디오 과달라하라에서 열린 2026 북중미월드컵 대한민국과 체코의 경기. 결승골을 넣은 오현규가 환호하고 있다. 사포판(멕시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6.06.12/
12일(한국시각) 멕시코 과달라하라 사포판의 에스타디오 과달라하라에서 열린 2026 북중미월드컵 대한민국과 체코의 경기. 결승골을 넣은 오현규가 환호하고 있다. 사포판(멕시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6.06.12/

카타르월드컵 이후 오현규는 4년간 독한 마음으로 와신상담, 절치부심했다. 큰 무대를 향한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수원 삼성에서 셀틱(2022~2024년), 헹크(2024~2026)를 거쳐 올해 베식타스로 차근차근 이적 후 지난 시즌 15경기에서 8골 2도움을 기록하며 매경기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 보였다. A대표팀에서도 28경기 7골. 홍명보 감독의 한결같은 믿음 속에 성장을 거듭했다.

그리고 마침내 운명처럼 찾아온 생애 첫 월드컵 무대, 등번호 '18번'을 새긴 오현규는 '원샷원킬'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12일(한국시각) 멕시코 할리스코주의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체코와의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 후반 24분 손흥민 대신 그라운드에 들어선 오현규는 1-1로 팽팽하던 후반 35분 백승호의 롱패스를 이어받은 황인범이 박스 안으로 쇄도 후 필사적인 크로스를 올렸다. 오현규의 짜릿한 왼발 논스톱 슈팅이 골망으로 빨려들었다. 홍명보호의 첫 승, 월드컵 사상 4번째 역전승, 대한민국 축구의 32강 파란불을 켠 결정적 순간이었다. 누구보다 기뻐한 이는 역시 '캡틴' 손흥민이었다. 오현규는 손흥민을 향한 깍듯한 폴더 인사로 기쁨을 나눴다.

12일(한국시각) 멕시코 과달라하라 사포판의 에스타디오 과달라하라에서 열린 2026 북중미월드컵 대한민국과 체코의 경기. 결승골을 넣은 오현규가 환호하고 있다. 사포판(멕시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6.06.12/
12일(한국시각) 멕시코 과달라하라 사포판의 에스타디오 과달라하라에서 열린 2026 북중미월드컵 대한민국과 체코의 경기. 결승골을 넣은 오현규가 환호하고 있다. 사포판(멕시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6.06.12/
12일(한국시각) 멕시코 과달라하라 사포판의 에스타디오 과달라하라에서 열린 2026 북중미월드컵 대한민국과 체코의 경기. 대한민국이 2대1로 승리했다. 손흥민과 오현규가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포판(멕시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6.06.12/
12일(한국시각) 멕시코 과달라하라 사포판의 에스타디오 과달라하라에서 열린 2026 북중미월드컵 대한민국과 체코의 경기. 대한민국이 2대1로 승리했다. 손흥민과 오현규가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포판(멕시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6.06.12/

이후 4년 전 '유퀴즈'에서 공개된 오현규의 일기는 '성지글'이 됐다. 카타르월드컵 대표팀이 단체사진을 찍던 날, 2022년 11월 16일자 일기에 오현규는 이렇게 썼다. '오늘은 모든 선수가 유니폼을 입고 단체사진을 찍었다. 하지만 나의 유니폼에 등번호는 없었다. 사실 부끄럽기도 했다. 속상하기도 했다. 좋은 기회이니 오늘만 버티면 된다. 언제 또 이렇게 함께 유니폼을 입고 사진을 찍겠나. 오늘 나는 더 독한 마음을 먹었다. 앞으로 4년간 준비해서 당당히 등번호 달고 오면 된다. 꼭 해내자. 현규야. 이제 시작이다.' 연필로 18번 등번호에 이름을 새긴 자신의 뒷모습 그림을 그린 후 '2026 WORLD CUP'이라는 글자를 또렷히 새겼다. 그리고 4년 후 '18번' 유니폼의 대한민국 월드컵 국가대표 공격수 오현규가 보란 듯이 약속을 지켰다.

12일(한국시각) 멕시코 과달라하라 사포판의 에스타디오 과달라하라에서 열린 2026 북중미월드컵 대한민국과 체코의 경기. 결승골을 넣은 오현규가 손흥민과 포옹하고 있다. 사포판(멕시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6.06.12/
12일(한국시각) 멕시코 과달라하라 사포판의 에스타디오 과달라하라에서 열린 2026 북중미월드컵 대한민국과 체코의 경기. 결승골을 넣은 오현규가 손흥민과 포옹하고 있다. 사포판(멕시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6.06.12/
사진출처=KFA
사진출처=KFA

대역전승으로 홍명보호에 첫 승을 안긴 오현규는 "뭐라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라며 울컥했다. 오현규는 이날 경기 전 고열에 시달렸다. "열이 38도까지 오르면서 오늘 뛸 수 있을까 생각을 많이 했다. 여기 계신 모든 스태프, 닥터 선생님들이 보살펴주셔서 뛸 수 있었다. 골도 넣을 수 있었다"고 감사를 전했다. "월드컵을 뛰는 것만으로도 감격스럽고 감사한 일인데 홍명보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면서 "감독님께서 교체 전에 자신감을 많이 불어넣어줬다. 들어가서 슈팅을 많이 때리라고 말씀을 해주셔서 더 자신있게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월드컵 첫 무대이지만, 제가 4년 전에 가까이에서 형들이 뛰는 모습 봤던 게 떨지 않고 뛸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4년간 개인 기량이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유럽에서 뛰다 보니 선수들과 부딪힐 때 자신감이 있다. 또 득점을 할 수 있다는 확신도 있었다"라고 했다. "감독님이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때 '너희들이 솔트레이크시티부터 지금 여기 멕시코 오기까지 정말 고생을 많이 했지 않나. 이제 너희가 훈련하고 노력한 만큼 보상을 받을 차례'라고 말씀해주셨다. 이렇게 승리할 수 있어 정말 행복하다"라고 활짝 웃었다. 19일 '개최국' 멕시코와의 2차전을 앞두고 오현규는 "오늘 승리의 좋은 기운대로, 그리고 겸손하게, 멕시코 홈이니 상대 분석을 잘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100%, 그 이상 쏟아내 승리하겠다"고 다짐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