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달라하라(멕시코)=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홍명보 대한민국 월드컵대표팀 감독이 플레이메이커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의 휴대전화를 압수하는 영상이 빠르게 전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다.
이강인의 주 활동무대인 프랑스의 언론 매체 'RMC 스포츠'는 14일(한국시각) 홍 감독이 훈련장에서 이강인이 손에 들고 있는 휴대전화를 빼앗는 영상을 공유했다.
이 매체는 '이강인은 훈련 도중 홍명보 감독에게 휴대전화를 압수당했다'며 '홍 감독은 규율에 있어선 절대 봐주지 않는다'라고 진지하게 '폰 압수 사건'을 조명했다.
'RMC 스포츠'는 '미션 1: 월드컵에 집중할 수 있도록 팀원들의 집중력을 유지하라'고도 적었다.
멕시코 유수 매체도 '폰 압수 사건'을 다뤘다. 멕시코 매체인 'Diario Ole'는 '홍 감독은 훈련이 한창 진행 중이던 가운데 휴대전화를 들고 있던 25세의 창의적인 선수 이강인을 보고, 그의 손에서 휴대전화를 빼앗았다. 이강인은 미소를 지었지만, 홍 감독은 매우 심각한 표정으로 자리를 떠났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해석이다.
현장에서 본 상황은 이렇다. 12일 멕시코 사포판의 에스타디오 과달라하라에서 열린 체코와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 다음날인 13일 대표팀은 훈련장인 치바스 베르데 바예에서 회복훈련을 진행했다.
대한민국이 2대1로 역전승한 당시 경기에서 70분 이상을 뛴 선수는 회복조에 속해 축구화가 아닌 운동화를 신고 훈련장을 가볍게 산책했다. 그 이후 사이클에서 짧게 몸을 푼 뒤, 비주전 선수들의 훈련이 끝날 때까지 산책을 하거나, 그늘에서 수다를 떠는 등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이강인은 절친한 설영우, 동갑내기 오현규와 함께 사이클 앞에서 대화를 주고받았다. 잠시 휴대전화를 꺼내 만지작거리고 있는데, 홍 감독이 이를 캐치하고 이강인에게 다가와 휴대전화를 압수했다.
어디까지나 장난섞인 행동이었다. 홍 감독이 '훈련 중 휴대전화 금지' 규율을 정말로 어긴 선수가 나왔다면 더 강하게 호통을 쳤지, 그렇게 휙 휴대전화를 빼앗아 자기 바지 속에 넣는 장난은 치지 않았을 것이다. 홍 감독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 신화를 쓸 때부터 '원팀'을 위한 규율을 누구보다 더 강조해 온 지도자다.
당사자인 이강인과 옆에 있던 설영우 오현규의 반응도 이 행동이 장난이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설영우는 옆에서 휴대전화를 압수당해 어쩔 줄 몰라 하는 이강인을 놀리는 듯한 행동을 취했다. 주변에 있는 스태프들도 덩달아 미소 지었다.
홍 감독과 이강인의 '케미'를 안다면, 단번에 장난인 줄 알 수 있다. 홍 감독은 지난 2일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일정을 마치고 대표팀 선수 중 가장 늦게 사전 캠프에 도착한 이강인에게 "머리 바꾼 거 TV로 봤어. 한국인 최초로 챔피언스리그 2연패 한 것도 대단한거야"라고 애정을 과시했다.
베이스캠프에서 진행한 훈련에서도 이강인과 1분 넘게 웃으며 담소를 나누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강인은 체코전 환상 퍼포먼스로 홍 감독의 믿음과 신뢰에 보답했다. 휴대전화는 곧 돌려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강인은 선수단이 전체 휴가를 받은 14일 오전 개인 인스타그램에 체코전 사진과 함께 '한 걸음씩. 팀 코리아'라고 적은 게시물을 올렸다.
과달라하라(멕시코)=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