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이란, 월드컵에서 가장 탄압받는 팀."
아미르 갈레노이 이란 대표팀 감독이 기습적인 이동 제한 조치가 내려진 데 대해 "이란은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탄압받는 팀"이라고 주장했다.
16일(한국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G조 뉴질랜드와의 첫 경기에서 2대2 무승부를 거둔 후 이란 갈레노이 감독은 회복 일정과 관련해 강력한 불만을 제기했다. 당초 로스앤젤레스에서 하룻밤을 묵으며 다음 날 회복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경기 종료 휘슬 직후 멕시코에 마련된 훈련 베이스캠프로 즉시 복귀하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공개했다.
이란 대표팀은 원래 월드컵 기간 동안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 머물 예정이었으나, 비자 및 물류 관련 문제에 부딪히면서 5월 말 멕시코 티후아나로 캠프를 옮긴 바 있다.
갈레노이 감독은 "경기 후 그들은 우리에게 '당장 떠나야 한다'라고 말했다. 비행기를 타고 티후아나 캠프로 돌아가라는 요구를 받았고, 이로 인해 회복에 정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토로했다. "그들은 우리에게 조기 복귀를 강요하고 있다. 상황을 점점 더 어렵게 만들고 더 많은 장애물을 놓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최선을 다하는 걸 막진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이란의 월드컵 참가는 중동 전쟁 및 안보 우려와 맞물려 시작부터 불확실성으로 얼룩졌다. 미국 내 이란 선수단의 일거수일투족이 주목받으며 연일 긴장감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지안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이란 대표팀의 라커룸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입국 과정에서도 이란 대표팀 지원 스태프 중 다수의 '핵심' 인원들이 미국 입국 비자를 거부당했고, 대회 직전에는 이란 대표팀에 배정됐던 티켓 할당량마저 취소되면서 이란축구협회(FFIRI)가 FIFA에 "중립과 공정성, 그리고 기정립된 규정의 원칙을 준수해 달라"고 촉구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갈레노이 감독은 "솔직히 왜 우리를 다시 돌려보내는지 모르겠다. 매우 이상한 일이다. 마치 다른 누군가가 우리를 위해 일정을 계획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우리는 원래 경기 이틀 전 밤에 도착할 예정이었으나 승인되지 않았다. 오늘도 이곳에 머물며 회복한 뒤 내일 점심 때 돌아갈 예정이었다, 우리 팀은 이번 월드컵 전체를 통틀어 가장 탄압받는 팀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축구협회도, 우리 미디어도, 우리 경영진도 지금 이곳에 없다"라고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이날 페르시아어로 진행된 인터뷰 역시 FIFA 통역의 도움으로 진행됐다.
'이란 캡틴' 메흐디 타레미 역시 현재 대표팀이 처한 상황을 "재앙"으로 표현했다. 타레미는 인판티노 FIFA 회장이 팀 라커룸을 방문해 선수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준 점에 대해서는 감사함을 표하면서도, FIFA가 대표팀 지원을 위해 더 많은 조치를 취해줄 것을 촉구했다. 타레미는 "이것은 우리에게 좋지 않다. 축구 전체를 볼 때도 좋지 않은 일이다. 월드컵에서는 다음 경기를 위해 잘 준비하는 일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선수들과 스태프, 모두가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서 "우리는 필요한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FIFA가 이보다 우리를 더 많이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 국토안보부(DHS) 대변인은 갈레노이 감독의 발언에 대해 영국 BBC에 "이란 축구 국가대표팀도 이러한 조건에 동의했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토안보부는 백악관 월드컵 태스크포스의 앤드루 줄리아니 집행위원장이 CBS와의 인터뷰에서 "이란 대표팀은 경기가 끝나는 당일에 미국 영토를 떠나야 한다"라고 밝힌 내용을 인용했다. 줄리아니 위원장은 인터뷰에서 "대통령은 우리가 경기장 위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에만 집중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 경기장 주변뿐 아니라 베이스캠프와 훈련장 주변의 안전과 보안을 확실히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라고 했었다.
이란 대표팀은 오는 6월 22일 오전 4시(한국시각) 벨기에전을 위해 다시 LA로 돌아와야 한다. 6월 27일 자정엔 시애틀에서 이집트와 조별리그 G조 최종전을 치른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