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4년 전엔 라마시아 교실에서 월드컵 보고 있었는데…."
'2007년생 스페인 초신성' 라민 야말(바르셀로나)이 눈부신 월드컵 선발 데뷔전을 치렀다.
야말은 22일(한국시각) 북중미월드컵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 선발로 나서 전반 10분 만에 선제 결승골을 터뜨리며 4대0 대승을 이끌었다.
세계 최고의 축구 재능에게 월드컵 첫 골까지 필요한 시간은 10분이면 족했다. 박스 왼쪽 측면에서 미켈 오야르사발이 중앙으로 쇄도하던 야말에게 낮은 크로스를 올렸고, 야말은 슬라이딩해 들어오며 가벼운 터치로 자신의 월드컵 첫 골이자 이번 월드컵 스페인의 첫 승을 이끄는 포문을 열었다.
첫 월드컵이라는 압박감, 모두의 시선이 쏟아지는 부담감 앞에서도 믿을 수 없이 침착하고 초연했다. 스페인 대표팀 최고의 스타로서 천재의 재능을 필요로 하는 순간 어김없이 제몫을 해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야말의 천재적인 왼발이 수비수들 사이를 파고들고, 방향을 전환하며, 이번 대회 스페인의 골을 만들어낼 방법을 찾는 동안 마치 발에 공이 자석처럼 달라붙어 있는 듯했다'고 극찬했다. 야말은 2023년, 16세의 나이로 스페인 성인 국가대표팀 데뷔전을 치른 데 이어 19세 생일이 지나기 전에 월드컵과 UEFA 유럽구선수권(유로)에 모두 선발로 출전한 축구 역사상 최초의 선수라는 기록을 세웠다.
지난 4월 햄스트링 부상 후 90분을 온전히 소화할 수 있는 체력을 회복 중인 야말은 카보베르데와의 1차전(0대0 무)에선 단 20분만 소화했다. 사우디전 첫 선발, 야말이 공을 잡을 때마다 관중석에선 기대감에 찬 환호성과 탄성이 쏟아졌다.
야말은 스페인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월드컵에서 골을 넣는다는 것은 믿을 수 없을 만큼 특별한 기분"이라면서 "항상 월드컵 무대에 서는 것을 꿈꿔왔는데, 선발로 나선 첫 경기에서 골까지 넣게 되어 꿈이 이뤄졌다"는 벅찬 소감을 밝혔다.
야말은 4년 전 카타르월드컵 당시에는 바르셀로나의 유스 아카데미인 라마시아의 교실에서 경기를 시청하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바르셀로나에서 북쪽으로 약 32㎞ 떨어진 마타로의 노동자 계급 동네인 로카폰다에서 자란 야말은 7세에 라마시아에 입단해 눈부신 재능에 노력을 더해 초고속 성장을 거듭했다. 2023년, 야말은 15세의 나이로 바르셀로나 성인 팀에 데뷔하며 바르샤 역사상 최연소 선수가 됐다. 그는 불과 몇 달 후인 16세 87일의 나이로 첫 골을 터뜨리며 바르셀로나 역사상 최연소 득점자에 등극했고, 17세 10개월의 나이로 바르셀로나 첫 골을 넣었던 리오넬 메시를 넘어섰다. 지난해 발롱도르 투표에서 2위를 차지하며 세계 최고의 선수로 선정되기 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게오르기오스 도니스 감독은 "일대일 상황을 풀어낼 수 있는 개인 기량을 갖춘 선수가 있으면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다"면서 "야말은 스페인 대표팀에서 언제나 차이를 만들어내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스페인의 경기가 열린 애틀랜타 거리, 스페인 대표팀 유니폼의 물결 속에 야말의 등번호 19번이 가장 많았다. 야말은 지난 여름 바르셀로나에서 에이스의 번호 10번을 부여받았지만, 국가대표팀에서는 스타성에도 불구하고 어린 신참인 탓에 아직 10번을 부여받진 못했다. 워싱턴포스트는 "19번이라는 숫자는 이번 월드컵, 19세의 야말에게 더욱 특별한 의미가 될 수 있다. 2007년 7월 13일생인 야말은 월드컵 준결승전 하루 전인 내달 13일에 19세가 되고, 월드컵 결승전은 7월 19일에 열린다. 스페인은 올해도 여전히 월드컵의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하나다. 야말이 완벽한 폼을 회복한다면 기대감은 더욱 고조될 수 있다"고 적었다. 사우디전 단 45분을 뛰었음에도 그의 존재감은 눈부셨다. 후반 야말의 체력을 아낀 루이스 데 라 푸엔테 스페인 감독은 "상황이 달랐다면 더 오래 뛰었을 것"이라면서 "우리가 경기를 지배하고 있었고, 다음 경기를 위해 그의 컨디션을 맞추고 싶었다. 일단 자신감을 얹는 것이 중요했다. 현재 그의 몸 상태는 완벽하다"라고 말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