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바닥까지 추락한 월드컵 강호의 위상, 레전드까지 입을 열었다.
처참한 성적, 32강 탈락. 불과 12년 전에 월드컵 트로피를 들어올린 독일의 현주소였다. 독일은 지난달 30일(한국시각)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스타디움에서 열린 파라과이와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32강전에서 연장 혈투 끝에 승부차기에서 3-4로 패하며 월드컵 여정을 마쳤다. 2014년 이후 처음으로 토너먼트에 올랐지만, 불과 한 계단을 더 오르지 못한 독일이다.
기대를 모았던 경기력은 찾아볼 수 없었다. 독일은 월드컵 예선 당시 5승1패, 16골-3실점으로 압도적이었다. 조별리그도 다르지 않았다. 첫 경기 퀴라소전부터 7대1 대승, 코트디부아르도 2대1로 제압했다. 에콰도르전 1대2 패배는 예방주사처럼 보였다. 하지만 32강, 독일은 파라과이를 상대로 고전하며 좀처럼 강팀다운 면모를 보이지 못했다. 승부차기에서도 강심장이 아니었다. 3명의 키커가 실축하고, 베테랑들은 키커 자리에서 물러나는 모습까지 보였다. 이길 자격이 부족했다는 비판까지 나왔다.
탈락 이후 비판이 쏟아졌다. 독일 대표팀 레전드 토니 크로스마저도 입을 열었다. 독일의 스카이스포츠 독일판은 1일 '크로스와 미하엘 발락이 독일 대표팀을 비판했다'며 '크로스는 경기력 부족을, 발락은 독일 축구의 미덕 부재를 한탄했다. 그들은 비판의 목소리에 합류했다'고 보도했다.
크로스는 "현재 독일 대표팀에는 월드클래스 수준의 선수가 단 한 명도 없다"며 "우리 팀에는 세계적인 잠재력을 갖춘 선수들이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이미 세계적인 선수라는 것은 아니다. 현재 월드컵에서 경기의 승패를 결정짓는 것은 세계적인 선수들이다. 득점 순위에서도 세계적인 선수들으 이름을 올린다. 독일에는 그런 선수가 단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을 솔직하게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실제로 독일은 미로슬라프 클로제, 토마스 뮐러로 이어진 월드컵 대표 주자들의 은퇴 이후 좀처럼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특히 공격진에서 자리 잡은 카이 하베르츠, 닉 볼테마데는 승부처에서 득점을 확실하게 터트릴 것이라 신뢰하기 어려운 자원, 크로스는 이런 현실을 강하게 비판했다. 플로리안 비르츠, 자말 무시알라 등 성장 중인 유망주들도 아직 월드컵 무대에서 무언갈 보여준 월드클래스라고 분류하기 어렵다.
한편 발락은 근본적인 부분들이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발락은 "어려운 상황조차 제대로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구조에서 감독은 엄청나게 중요하지만, 선수들도 경기장에서 스스로 많은 부분을 처리해야 한다. 자기 책임감은 필수적이다"고 평가했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