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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드업도 안하고, 수비도 안하고' 골 밖에 못 넣는 '괴물' 홀란, 단 두 방으로 브라질 박살냈다

'빌드업도 안하고, 수비도 안하고' 골 밖에 못 넣는 '괴물' 홀란, 단 두 방으로 브라질 박살냈다
'빌드업도 안하고, 수비도 안하고' 골 밖에 못 넣는 '괴물' 홀란, 단 두 방으로 브라질 박살냈다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9번'은 정통 스트라이커를 의미한다.

스트라이커의 역할을 골만 넣으면 됐다. 과거 스트라이커는 가장 중요한 포지션이었다. 축구가 골로 말하는 스포츠인만큼 너무나 당연했다. 축구 스타의 계보는 공격수 계보와 맥을 같이 했다. 하지만 수비 전술의 발달과 함께 스트라이커의 역할이 확대되기 시작했다. 과거 같이 골만 넣을 줄 아는 공격수는 설자리를 잃었다. 빌드업에도 관여해야 하고, 심지어 수비까지 해야 한다. 만능형 공격수가 각광을 받았다. 심지어 스트라이커가 없는 '가짜 9번' 전술까지 등장했다.

이런 축구의 흐름 속에서 등장한 '노르웨이의 괴물' 엘링 홀란은 말그대로 '돌연변이'다. 2026년 북중미월드컵을 통해 월드컵 데뷔에 성공한 홀란의 이번 대회 기록을 보면 기괴할 정도다. 홀란은 4경기에서 단 99번의 터치만을 했다. 경기당 25번 정도다. 이번 대회 내내 홀란이 성공시킨 패스 갯수는 단 30개다. 이라크와의 첫 경기(4대1 노르웨이 승)에서는 단 4개만의 패스만을 성공시켰다. 빌드업에 아예 관여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수비는 말할 것도 없다. 4경기 동안 수비적 행위는 불과 8개였다. 세네갈과의 2차전(3대2 노르웨이 승)에서는 단 1개의 수비적 행위도 하지 않았다. 압박은 커녕, 그 흔한 걷어내기 한번 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빌드업도 안하고, 수비도 안하고' 골 밖에 못 넣는 '괴물' 홀란, 단 두 방으로 브라질 박살냈다

그런데 골과 관련된 지표에서는 얘기가 달라진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 3회, 유럽챔피언스리그 득점왕 2회 등에 빛나는 홀란은 월드컵이라는 최고의 무대에서도 놀라운 득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7골로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킬리안 음바페(프랑스)와 함께 득점 공동 1위다. 심지어 이들 보다 한 경기를 덜 뛰었다. 홀란은 이미 32강행을 확정지은 후 프랑스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 나서지 않았다.

홀란은 4경기에서 총 18개의 슈팅을 때렸다. 90분당 슈팅은 4.5개로 14위에 불과하다. 하지만 90분당 유효슈팅은 3개로 3위다. 유효슈팅 전환율이 무려 67%다. 압도적 1위다. 더 놀라운 것은 유효슈팅 당 득점율이다. 무려 58.5%에 달한다. 유효슈팅 2개를 때리면 1개 이상을 넣는다는 이야기다. 홀란의 결정력은 기대득점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그의 이번 대회 기대득점은 4.3이지만 실제로는 이를 훨씬 뛰어넘는 7골을 넣었다. 오로지 골만에 집중한 홀란은 딱 부러지는 활약으로 노르웨이의 돌풍을 이끌고 있다.

홀란의 괴물 같은 득점력은 브라질까지 삼켰다. 홀란은 6일 오전 5시(이하 한국시각) 미국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16강전에서 멀티골을 폭발시켰다. 홀란의 멀티골을 앞세운 노르웨이는 2대1로 승리하며, 사상 첫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삼바 킬러'로 불리는 노르웨이는 브라질 상대 5경기 무패(3승2무)를 질주했다.

'빌드업도 안하고, 수비도 안하고' 골 밖에 못 넣는 '괴물' 홀란, 단 두 방으로 브라질 박살냈다
'빌드업도 안하고, 수비도 안하고' 골 밖에 못 넣는 '괴물' 홀란, 단 두 방으로 브라질 박살냈다

언제나처럼 설렁설렁 상황을 엿보던 홀란은 단 한번의 기회만을 노리며 에너지를 응축시켰다. 후반 34분 기회가 왔다. 안드레아스 시엘데루프가 왼쪽에서 올린 오른발 크로스를 멋진 헤더로 마무리했다. 올 시즌 EPL 최고의 센터백으로 평가받은 브라질의 가브리엘 마갈량이스는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홀란은 45분 수비를 앞에 두고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경기의 쐐기를 박았다. 브라질은 종료 직전 네이마르의 페널티킥으로 한 골을 만회했지만, 홀란을 막지 못하며 또 다시 눈물을 흘렸다.

홀란은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보통은 항상 이런 식이다. 한두 번 정도 기회가 오면 대부분 골로 연결한다. 어떻게 그렇게 되는지는 나도 모르겠지만, 항상 그렇게 된다. 중요한 건 끝까지 집중하는 것"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그는 "나는 항상 '기회는 반드시 온다'고 스스로에게 말한다. 그리고 골을 넣지 못하면 그 순간 바로 알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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