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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젠 죄송했습니다" 대국민사과 → 우천다이빙 팬서비스까지…KIA 미래 책임질 박재현, 떡잎부터 다르다 [SC피플]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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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다르다 다르다 했는데 이 남자의 멘털은 정말 남다르다. 큰 실수에도 주눅들지 않는다.

5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 전국에 내린 비로 이날 예정됐던 KIA 타이거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는 취소됐다.

대신 비 예보에도 불구하고 현장을 찾은 야구팬들을 위한 KIA 선수들의 우천 팬서비스가 펼쳐졌다. 그 선봉에 박재현이 있었다.

박재현은 먼저 쏟아지는 비와 방수포 위에 고인 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팬들에게 무릎을 꿇었다. 이어 전날 자신의 실수를 떠올리는듯 으쓱거리며 주루플레이를 하는 듯 하더니, 온몸을 던진 다이빙으로 시원하게 사과를 마쳤다.

2006년생, 인천고를 졸업하고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전체 25번)에 입단한 2년차 선수다. 하지만 지난 5월 '제2의 김도영'이란 찬사를 받을만한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KIA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떠올랐고, 이범호 KIA 감독의 신뢰 속에 팀의 외야 한 축을 꿰찼다.

23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KIA의 경기. 3회 헛스윙 삼진을 당한 KIA 박재현. 고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6.06.23/
23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KIA의 경기. 3회 헛스윙 삼진을 당한 KIA 박재현. 고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6.06.23/

어린 선수다보니 어이없는 실수도 나온다. 전날 4일 경기가 그랬다. KIA가 4대5, 1점차로 분패한 경기. 그 중심에 박재현의 치명적 실책이 있었다.

4-5로 1점 뒤진 9회말, 박재현은 3루타로 출루했다. 빗맞은 타구가 3루 선상으로 날아갔고, 공이 잔디 끝부분에 맞으면서 굴절돼 NC 좌익수 권희동이 볼을 빠뜨렸다. 박재현은 긴 다리를 쭉쭉 뻗으며 3루까지 내달렸다.

1사 후 김호령의 직선타성 타구가 좌익수 쪽으로 향했다. 박재현이라면 희생플라이로 홈에 들어올 가능성이 높은 비거리였다.

그런데 박재현의 어이없는 실수가 나왔다. 3루에서 태그업을 하지 않고 홈까지 갔다가 3루로 뒤늦게 귀루한 것. 하마터면 더블아웃으로 그대로 끝날 뻔했다.

1점 뒤진 9회말 1사 3루에서 외야 뜬공을 쳤는데, 주자의 본헤드 플레이가 나왔을 때 베테랑의 심정은 어떨까. 황당한 표정으로 박재현을 바라보는 김호령.사진=SBS스포츠 방송 캡쳐
1점 뒤진 9회말 1사 3루에서 외야 뜬공을 쳤는데, 주자의 본헤드 플레이가 나왔을 때 베테랑의 심정은 어떨까. 황당한 표정으로 박재현을 바라보는 김호령.사진=SBS스포츠 방송 캡쳐

박재현은 안타를 확신했던 걸까. 맞는순간 홈으로 쇄도했던 것. 그래야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안타든 플라이든 무조건 리터치를 노리는 게 맞는 상황이었다. 치명적인 실수였다.

타자인 김호령도, 벤치의 이범호 감독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상황 종료 후 이범호 감독은 벽에 기대 한숨을 내쉬었고, 김호령은 '지금 무슨 일이지?'하는 표정으로 멍하니 상황을 바라봐야만 했다. 결국 다음 타자 박상준이 삼진당하며 경기가 KIA의 패배로 끝났다.

정황상 이날 박재현이 우천 팬서비스에 나선 건 선배들의 권유였을 것이다. 하지만 이를 또 받아들이고 대범하게 팬들 앞에 서는 것은 다른 문제다.

2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KIA의 주말 3연전 첫 번째 경기. 3회초 1사 1루. 찬스 이어가는 안타 날린 KIA 박재현.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6.06.26/
2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KIA의 주말 3연전 첫 번째 경기. 3회초 1사 1루. 찬스 이어가는 안타 날린 KIA 박재현.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6.06.26/

어떤 상황에도 주눅들지 않는다. 실수에도 움츠러들지 않는다. 실력이 받쳐주지 못하면 '객기'가 될 수도 있지만, 올시즌만 놓고 보면 박재현은 실력과 운을 겸비한 선수다. 6월의 극심한 부진을 하순에 조금이나마 떨쳐냈고, 7월에는 4할 타율(15타수 6안타)를 기록중이다.

그렇다면 반대로 슈퍼스타 모먼트, 위닝 멘털리티와 통하는 모습일 수 있다. 실수 한번에 소심해지면 또다른 실수를 연발하기 마련. 그런 선수는 코치진도 팬도 원하지 않는다. 멋지게 만회한 뒤 시원하게 웃는 선수, 스무살 박재현은 그런 선수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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