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월드컵 16강전을 하루 앞두고 국제축구연맹(FIFA)이 미국 축구대표팀 공격수 폴라린 발로건(AS모나코)의 출전정지 징계를 해제한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전 세계 언론이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FIFA는 6일(이하 한국시각) 공식 채널을 통해 지난 2일 보스니아와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32강전(2대0 승)에서 상대 선수 발목을 밟는 행위로 퇴장을 당한 발로건의 1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1년간 유예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발로건은 7일 오전 9시 미국 시애틀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벨기에와의 16강전에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프랑스 매체 '레퀴프'는 "백악관과 FIFA의 긴밀한 관계를 고려할 때, 공동 개최국에 유리한 결정은 의문을 불러일으킨다. FIFA가 즉흥적으로 결정을 내리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며 "세계 언론은 FIFA와 백악관의 '공모' 의혹에 대해 한목소리를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반면 일부 미국 언론은 오히려 이를 환영하는 분위기"라고 보도했다.
이탈리아 일간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FIFA의 갑작스러운 결정은 월드컵 기간 동안 혼란과 논란을 야기할 위험이 있다"며 이번 사건을 '스캔들'이라고 표현했다. 아르헨티나 매체 '라 나시온'도 '2026년 월드컵의 첫번째 대형 스캔들'이라고 전했다.
영국공영방송 'BBC'는 "하룻밤 사이에 개최국 스타 선수가 중요한 경기에 출전할 수 있게 되었다. 진짜 문제는 어떻게 이런 결정이 내려졌는가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맨유 출신 로이 킨은 영국 방송 'ITV'를 통해 "이것은 정실주의"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게리 네빌은 "정말 터무니없는 일이다. 하지만 그 사람들이 하는 짓는 놀랍지도 않다"라고 말했다.
스위스 라디오 'RTS'는 이번 사건을 '정치적 간섭'이라고 단언하며 "FIFA의 수장과 백악관 주인의 결탁은 어리석음과 수치림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라고 전했다.
'RTS'는 도널드 트럼프 미대통령의 '전화 한 통'을 과거 이탈리아 독재자 베니토 무솔리니의 '외압'에 빗댔다. 무솔리니는 1934년과 1938년 월드컵에서 압력을 행사했다. 1934년 이탈리아가 개최한 대회에서 선수들의 라커룸을 방문했고, 심판을 매수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추후 FIFA는 두 명의 심판을 영구 제명했다. 1938년 대회에선 이탈리아 선수들에게 군인을 연상시키는 검은색 유니폼을 입게 했다. 결승전을 앞두고는 선수들에게 "이기거나 죽거나"라는 섬뜩한 메시지를 남겼다.
벨기에축구협회는 공식 성명을 내고 "이번 월드컵과 향후 대회에서 모든 참가팀의 정당한 권리를 보호하고, 우리 스포츠의 기본 원칙인 페어플레이를 지키기 위해 우리 축구협회는 가능한 모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루디 가르시아 벨기에 대표팀 감독은 "FIFA가 오늘(7월5일)을 4월1일(만우절)로 착각한 것 같다"라며 거짓말같은 일이 발생했다며 황당해했다.
제프 블래터 전 FIFA 회장도 개인 SNS를 통해 "레드카드는 정치적인 전화 통화로 번복되는 것이 아니다. 규칙, 증거, 그리고 독립적인 기구에 의해 번복되는 것"이라며 "미국 대통령이 FIFA 회장에게 접근한 뒤 토너먼트 하루 전 선수의 퇴장이 갑자기 철회되었다. FIFA는 대체 어디로 가고 있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지난해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으로부터 첫 FIFA 평화상을 수상한 트럼프 대통령은 SNS에 "옳은 일을 하고, 불의를 바로잡아준 FIFA에 감사드린다"라고 적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미국 대표팀 감독은 "지금 이 상황에서 피해를 본 팀이 있다면 바로 미국"이라며 "우리가 처벌받지 않았다고 누가 그러나? 월드컵 토너먼트 경기에서 30분, 35분 동안 한 명이 부족한 상태로 경기를 치르는 걸 이점이라고 할 수 있나"라며 99.9%가 이 결정을 이해할 거라고 강조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