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벨기에가 정의구현에 성공했다.
루디 가르시아 벨기에 월드컵대표팀 감독이 이끄는 벨기에는 7일 오전 9시(이하 한국시각) 미국의 시애틀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과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16강전에서 4대1로 이겼다. 벨기에는 11일 오전 4시 미국의 로스앤젤레스 스타디움에서 스페인과 4강행 티켓을 놓고 격돌한다.
경기를 앞두고 논란이 발생했다. 발로건 때문이었다. 발로건은 지난 2일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의 32강전에서 상대 선수의 발목을 밟아 레드카드를 받았다. 이에 따라 그는 벨기에전에 출전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국제축구연맹(FIFA)은 발로건의 출전정지 집행을 1년 유예하기로 했다. 징계위원회가 재량을 발휘해 제재를 검토, 조정할 수 있도록 한 규정 제27조를 적용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아니 인판티노 FIFA 회장에게 발로건 판정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에서 논란이 벌어진 이유다.
벨기에는 4-2-3-1 포메이션이었다. 샤를 데 케텔라에르가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다. 도디 루케바키오, 니콜라 라스킨, 레안드로 트로사르가 뒤에서 힘을 보탰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유리 틸레만스, 아마두 오나나가 발을 맞췄다. 수비는 막심 더카위퍼르, 브란돈 메쉘레, 나탕 응고이, 티모시 카스타뉴가 담당했다. 골키퍼 장갑은 티보 쿠르투아가 착용했다.
미국은 3-5-2 전술을 활용했다. 폴라린 발로건과 크리스천 풀리식이 공격을 이끌었다. 안토니 로빈슨, 말릭 틸만, 타일러 아담스, 웨스턴 맥케니, 세르지뇨 데스트가 중원을 형성했다. 스리백엔 팀 림, 크리스 리차즈, 알렉스 프리먼이 위치했다. 골문은 맷 프리즈가 지켰다.
벨기에가 기선을 제압했다. 전반 9분 미국 진영에서 라스킨이 볼 경합을 이겨내고 공을 따냈다. 이를 이어 받은 데 케텔라에르가 가볍게 미국의 골문을 열었다. 벨기에가 1-0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벨기에는 전반 17분 부상 변수에 울었다. 오나나가 상대 볼을 빼앗는 과정에서 무릎을 다쳤다. 더는 뛸 수 없다는 판단이 나왔고, 한스 바나켄이 대신 그라운드를 밟았다.
전반 수분 보충 시간 이후 미국이 반격에 나섰다. 미국은 전반 31분 프리킥 상황에서 틸먼의 직접 슈팅으로 득점을 완성했다. 상대 수비벽을 살짝 맞고 굴절된 공이 벨기에의 골망으로 빨려 들어갔다. 틸먼은 두 경기 연속 프리킥 득점을 기록했다. 경기는 1-1, 원점으로 돌아갔다.
벨기에는 물러서지 않았다. 불과 2분 만에 역전골을 완성했다. 트로사르의 크로스를 데 케텔라에르가 헤더골로 완성해 2-1로 리드를 되찾았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미국 월드컵대표팀 감독은 분노한 듯 물병을 걷어차는 모습이 포착됐다. 미국은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섰지만, 득점은 없었다. 전반은 벨기에가 2-1로 앞선 채 막을 내렸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미국이 교체카드를 꺼내들었다. 데스트 대신 지오반니 레이나가 경기에 나섰다. 미국은 4-2-3-1 포메이션으로 바꿔 공격을 강화했다. 미국의 일방적 공격을 막아내던 벨기에는 후반 12분 추가골을 뽑아냈다. 역습 상황에서 발생한 상대의 실수를 놓치지 않았다. 미국 골키퍼 프리즈는 상대의 롱크로스를 한 발 앞서 막아내는데 성공했지만, 데 케텔라에르의 압박에 실수를 범했다. 바나켄이 이를 놓치지 않고 31.75m 거리에서 중거리슛을 완성했다. 이번 대회 가장 장거리슛이었다.
점수 차가 벌어지자 미국이 풀리식을 빼고 세바스찬 버홀터를 투입했다. 벨기에도 루케바키오와 데 케텔라에르 대신 제레미 도쿠와 로멜루 루카쿠를 넣어 맞불을 놨다. 미국은 후반 수분 보충 시간 이후 아담스 대신 리카르도 페피를 넣어 다시 한번 공격에 힘을 줬다. 그러나 미국의 공격은 벨기에의 수비벽을 뚫지 못했다. 발로건은 후반 37분 골키퍼와 1대1 상황을 맞이했지만, 벨기에 수문장의 선방에 고개 숙였다.
미국은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은 상황이었다. 사실상 승기를 잡은 벨기에는 트로사르와 라스킨을 빼고 알렉시스 살레마커스와 악셀 비첼을 넣어 지키기에 나섰다. 미국도 발로건과 로빈슨을 빼고 하지 라이트와 막시밀리안 아프스텐을 넣으며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 그러나 벨기에는 후반 추가 시간 루카쿠의 득점으로 환호했다. 루카쿠는 월드컵 통산 8호골을 꽂아 넣으며 쐐기를 박았다. 벨기에 선수들은 부상 이탈한 오나나를 위한 세리머니로 의미를 더했다. 벨기에가 미국을 잡고 8강행 티켓을 챙겼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