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마치 F1 레이스를 보는 듯하다. 월드컵 무대를 배경으로 한 '아르헨티나 GOAT' 리오넬 메시(인터마이애미)와 '프랑스 슈퍼스타' 킬리안 음바페(레알마드리드)의 기량 대결이 점입가경이다.
음바페는 10일(한국시각) 미국 보스턴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모로코와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8강전서 1골 1도움 원맨쇼를 펼치며 팀에 2대0 승리를 선물했다. 이로써 프랑스는 3개 대회 연속 준결승 진출에 성공, 통산 3번째 우승에 한 걸음 다가섰다. 프랑스는 1998년 프랑스대회와 2018년 러시아대회에서 두 차례 우승컵을 들었다. 러시아대회에선 음바페가 우승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음바페에 의한, 음바페를 위한 날이었다.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음바페는 경기 시작 직후 4분만에 날카로운 슈팅으로 모로코 수문장 야신 부누(알힐랄)를 시험대 위에 올렸다. 부누는 6분 다요 우파메카노(바이에른뮌헨)의 헤더도 막았다.
전반 28분, 음바페는 자신이 직접 얻어낸 페널티킥 키커로 나섰다. 골문 우측 하단을 노리고 찬 슛이 이번에도 부누의 선방에 막히고 말았다. 방향을 완벽히 읽혔다. 이번 대회에서만 두 차례 페널티킥을 실축한 메시와 닮은꼴 행보.
아쉬움을 뒤로 하고 결국 직접 골망을 가른 것도 메시와 빼닮았다. 일방적인 경기 양상 속 전반을 0-0으로 마친 프랑스는 후반 15분에야 선제골을 뽑았다. 아드리앵 라비오(유벤투스)의 강한 압박 후 데지레 두에(파리생제르맹)가 음바페를 위해 공간을 열어줬다. 공을 잡은 음바페가 전매특허인 감아차기 슈팅으로 마침내 부누가 지키는 모로코 골문을 열었다. 이번대회 8호골이다.
음바페의 선제골 이후 경기 양상은 180도 바뀌었다. 모로코가 선수비 후역습 전략을 버리고 공격적으로 임하면서 공간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렇게 5분만에 추가골이자 쐐기골을 뽑았다. 음바페의 돌파에 이은 우스만 뎀벨레(파리생제르맹)의 골로 2-0 리드했다.
음바페의 '끝'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발목 부상을 당해 장필리프 마테타(크리스탈팰리스)와 교체돼 벤치로 물러났다. 경기는 그대로 프랑스의 2대0 승리로 끝났다. 프랑스는 15일 댈러스에서 스페인 혹은 벨기에와 준결승전을 펼칠 예정이다. 그때까지 음바페의 몸 상태는 초미의 관심사가 될 전망.
프랑스 일간 '레퀴프'는 "음바페는 이 경기에서 모든 것을 경험했다. 페널티킥 실축, 평소답지 않은 기술적 실수, 팀이 가장 필요로 할 때 보여준 눈부신 활약, 그리고 발목 부상까지. 때로는 기복 있는 경기력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모로코 수비진을 압박했다. 항상 경기에 관여하고 동료들과 호흡을 맞추며 다시 한번 최고의 월드컵 활약을 펼치고 있음을 증명했다"라고 평했다. 리뷰 기사의 제목은 '막을 수 없는'이었다.
음바페는 이날 8호골을 폭발하며 메시(8골)와 득점 공동 선두에 올랐다. 월드컵 통산 31경기에서 21골을 기록 중인 메시에 이어 통산 두 번째로 월드컵 20골 고지를 밟았다. 20경기에서 20골을 폭발했다. 월드컵 역사상 두 번 이상 8골 이상을 기록한 건 음바페가 최초다.
월드컵 7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적립한 음바페는 28세의 나이로 프랑스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A매치 64골 36도움을 기록하며, 프랑스 대표팀 최초 100개 공격포인트를 달성한 선수로 등극했다. 미셸 플라티니, 지네딘 지단과 같은 위대한 대선배들도 이루지 못한 대업적이다. '국바페(국대 음바페)'는 이미 전설이고, 새로운 전설을 써내려가고 있다.
이젠 메시가 음바페를 따라할 차례다. 32강과 16강에서 각각 카보베르데, 이집트를 상대로 3대2 진땀승을 거둔 아르헨티나는 12일 캔자스시티에서 스위스와 8강전을 펼친다. 이 경기 승자는 잉글랜드 혹은 노르웨이와 준결승에서 만난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