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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점 1위' 100억 가치 전부 아니다…"왜 물 뿌려?" 어리둥절, 막내 기 제대로 살려줬다 [대전 현장]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강백호.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강백호.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대전=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기특하고 기분이 좋네요."

한화 이글스는 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홈 경기에서 6대4로 승리했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 한화로서는 의미가 깊었던 승리였다. 6위 한화는 40승2무40패로 5할 승률을 맞추며 전반기를 마쳤다. NC에 패배했다면 승패 마진 -2에 순위도 7위로 밀려났다.

'막내' 오재원의 불방망이가 승리에 한몫했다. 1번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전한 오재원은 첫 타석은 유격수 직선타로 돌아섰지만, 1-0으로 앞선 2회말 주자 1,2루에서 적시타를 치면서 팀 공격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5회말에는 선두타자 심우준이 3루타를 치자 득점으로 만드는 적시타를 다시 한 번 때려내기도 했다.

이날 오재원의 활약 '백미'는 8회말. 4-4로 맞선 8회말 2사에 심우준이 안타를 치고 나갔다. 오재원은 우중간을 완벽하게 가르는 3루타를 치면서 다시 한 번 경기 흐름을 한화로 가지고 왔다. 이후 황영묵의 적시타까지 터지면서 한화는 6-4로 달아났고 승리를 잡았다.

경기 후 오재원은 중계사 인터뷰를 진행했다. 오재원이 인터뷰를 하는 동안 노시환과 문현빈이 아이스박스에 물을 채워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오재원이 인터뷰를 마치자 노시환과 문현빈은 오재원에게 물을 끼얹었다. 이어 강백호가 로진백을 던지는 장난을 치기도 했다.

끝내기도, 첫 안타도 아닌 순간. 이들은 왜 물을 뿌렸을까. 물을 뿌리던 문현빈과 노시환도 "(강)백호 형이 하자고 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물을 맞은 오재원도 "왜 맞았는지 모르겠다"고 어리둥절했다.

강백호의 숨은 마음이 있었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결승타를 치고 유종의 미를 거둔 만큼, 인상 깊은 세리머니로 확실하게 기를 살려주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2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한화의 경기. 5회 한화 강백호가 SSG 타케다를 상대로 투런 홈런을 날렸다. 그라운드를 돌고 있는 강백호.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6.06.27/
2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한화의 경기. 5회 한화 강백호가 SSG 타케다를 상대로 투런 홈런을 날렸다. 그라운드를 돌고 있는 강백호.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6.06.27/

강백호는 올 시즌을 앞두고 한화와 4년 총액 100억원에 계약했다. 한화는 강백호가 문현빈 노시환, 요나단 페라자 등과 시너지를 내길 바랐다.

강백호는 전반기 78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1푼3리 23홈런 85타점 OPS(장타율+출루율) 0.984로 활약했다. 타점 1위, 홈런 3위, OPS 4위 등을 달렸다.

강백호의 가치는 '타석'에서만 나온 건 아니었다. 1999년생으로 아직 20대 중후반의 나이지만, 어린 선수가 많은 한화에서 중고참으로 분위기를 이끌었다.

강백호 덕분에 물 세례를 맞은 오재원은 강백호와 스프링캠프 룸메이트로 지냈던 사이다. 오재원은 "백호 형과 이렇게 한 팀, 한 그라운드에서 뛰는 것 자체가 신기하다"라며 "잘 챙겨주시고 많이 알려주신다. 백호 형과 많이 붙어다니려고 했다"고 이야기했다.

2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리는 한화와 KT의 경기. 동료들과 함께 타격 훈련을 하고 있는 한화 강백호, 심우준. 대전=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6.04.02/
2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리는 한화와 KT의 경기. 동료들과 함께 타격 훈련을 하고 있는 한화 강백호, 심우준. 대전=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6.04.02/

KT에서 한솥밥을 먹은 뒤 먼저 한화로 이적했던 심우준도 강백호의 정신적 성장에 미소를 지었다. 심우준은 "백호와 한화에서 전반기를 함께 해보니 전보다 팀을 생각하는 모습이 더 많이 보여 기특하고 기분이 좋다. 전에도 팀 생각을 안하는 건 아니었지만 지금은 본인 기록은 전혀 생각 안하고 전보다 훨씬 팀 위하는 모습이 많이 보이더라. 어린 선수들이 많은 가운데서 중간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고 했다.

심우준은 "'이제 형의 마음을 알겠더라'고도 하더라"라며 "도움도 받는다. 타격 쪽 스트레스 받을 때 백호가 한마디씩 해주는 게 큰 힘이 된다. 나도 반대로 백호가 달아오를 때 진정시켜주기도 하고 서로 시너지가 난다고 생각한다"고 기특한 마음을 전했다.


대전=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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