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국제축구연맹(FIFA)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령'을 받고 미국 축구대표팀 공격수 폴라린 발로건(AS모나코)에 면죄부를 준 사건에 대해 명확하게 해명하지 않고 있다.
FIFA 징계위원회 위원장은 12일(한국시각) 미국 마이애미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와 노르웨이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8강전을 앞두고 영국공영방송 'BBC'를 만난 자리에서 모든 질문에 답변을 거부했다.
앞서 FIFA는 보스니아와의 32강전에서 '심한 반칙'으로 퇴장을 당해 2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은 발로건의 징계를 유예하는 초유의 결정을 내렸다. 추후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관계자들이 징계를 완화해달라고 로비를 한 정황이 드러나 광범위한 비난을 불러일으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직접 전화를 걸었다고 공개적으로 말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미국 대표팀 감독은 "99%의 사람들이 이 결정을 이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잉글랜드 수비수 자렐 콴사(바이어 레버쿠젠)도 멕시코전에서 '심한 반칙'으로 똑같이 2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지만, 징계 유예는 없었다. 콴사는 이번 노르웨이와의 중요 일전에 결장했다.
'BBC'에 따르면, 소속 기자 댄 로안이 모하마드 알 카말리 위원장에게 다가가 'FIFA 회장(잔니 인판티노)이 징계 유예를 요청했는지, 콴사가 2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받은 이유가 무엇인지, 이 사건이 보도되고 묘사된 방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에 대해 질문했다. 하지만 알 카말리 위원장은 어떤 질문에도 답변하지 않았다.
FIFA는 발로건 징계 결정 이후 871단어 분량의 성명을 발표하며, "사건을 둘러싼 모든 구체적인 정황과 증거를 고려한 후" 결정을 내렸다고 강조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점을 고려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월드컵 징계를 담당하는 징계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인판티노 회장 직권으로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핵심 공격수 발로건은 징계 유예 덕에 벨기에와의 16강전에 선발 출전할 수 있었지만, 대회를 통틀어 최악의 경기력을 보였다. 미국 역시 1대4로 대패하며 탈락 고배를 마셨다. 트럼프 대통령이 괜한 일을 벌인 꼴이 됐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벨기에 맥주에 100% 관세를 부과할 것" 등 조롱섞인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