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주장의 품격은 달랐다.
잉글랜드의 '캡틴' 해리 케인(33·바이에른 뮌헨)이 갈등 아닌 갈등을 서둘러 봉합했다. 잉글랜드는 16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각)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아르헨티나와 2026년 북중미월드컵 4강전을 치른다.
'작은 소동'이 있었다. 잉글랜드는 12일 노르웨이와의 8강전에서 120분 연장 혈투 끝에 2대1로 역전승했다. 주드 벨링엄(23·레알 마드리드)이 멀티골로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멕시코와의 16강전에서도 2골을 터트린 그는 6호골을 기록, '10년 선배' 케인과 함께 득점 공동 3위로 올라섰다.
잉글랜드는 2018년 러시아 대회 이후 8년 만에 준결승에 진출했다. 그러나 독일 출신의 토마스 투헬 잉글랜드 감독은 '당근'이 아닌 '채찍'을 꺼내들었다. 그는 "경기력은 만족스럽지 않다. 투지 넘치는 플레이였지만, 엉성했고, 기술적인 실수가 많았다. 충분히 빠르지도 않았고, 반복적인 플레이도 부족했다. 운이 좋았다"고 냉혹하게 평가했다.
이 말을 전해들은 벨링엄이 반발했다. 그는 "뭐 어쩌라는 것인가. 감독님은 엘링 홀란 등과 같은 선수를 상대로 그런 환경에서 뛰는게 어떤 건지 모르시는 것 같다. 상대하기 쉬운 팀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충돌' 상황에서 케인은 이미 투헬 감독을 옹호했다. 그는 "감독님은 훈련하는 모습, 끈끈한 유대감, 만들어내는 공격 방식, 일대일 돌파, 개인기 등 그런 우리의 모습을 경기에서 보고 싶어 하는 거다. 그는 누구보다도 상황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우리는 훌륭한 상대, 훌륭한 팀들과 경기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진이 계속되자 다시 한번 말문을 열었다. 케인은 14일 영국의 'BBC'를 통해 잉글랜드 대표팀이 분열돼 있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런 경기를 치르고 나서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지 5분 만에 질문을 받았는데, 벨링엄은 무슨 말이 오갔는지도 제대로 몰랐다. 그런 상황에서 벨링엄이 뭐라고 대답하길 바라겠나"라며 반문한 후 "우리는 방금 전투를 치렀다. 이런 분열을 조장하려는 시도는 쉽다. 이런 메이저 대회에서 잉글랜드가 흔히 하는 짓처럼 보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하지만 사실은 정반대다. 우리 팀이 지금의 위치에 있는 것은 선수, 코치, 스태프뿐 아니라 팀 전체가 하나로 뭉쳤기 때문이다. 때로는 상황이 실제보다 더 과장되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투헬 감독의 지휘 스타일이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전 감독과는 다르지만, 케인은 그것이 나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투헬 감독은 감정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는 사람이고, 사람들은 그런 점을 좋아한다. 그가 말할 때는 절대 미리 준비된 것이 없다. 바로 그런 점이 그를 그답게 만드는 거다"라고 설명했다.
케인은 이어 "그게 너무나 자연스러울 때, 우리는 그를 믿게 되고, 그의 말과 접근 방식을 믿게 된다. 그가 세계 최고의 감독 중 한 명인 데에는 이유가 있다. 우리는 그 점을 이해한다. 지난 2년 동안 우리는 그를 알아가면서 그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