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스페인 축구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루이스 데 라 푸엔테 감독은 '프랑스 킬러'로 통한다. 그는 최근 프랑스와의 세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승리했다. 킬리안 음바페가 이끄는 프랑스는 스페인 앞에서만 서면 무척 작아졌다. 매우 온순하고, 무기력해졌다.
스페인과 프랑스는 이번 북중미월드컵을 앞두고 강력한 우승 후보 투톱이었다. 프랑스는 막강한 공격을 앞세웠고, 스페인은 촘촘한 수비와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진으로 맞섰다. 15일(한국시각) 미국 댈러스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두 팀의 준결승전은 싱겁게 끝났다. 스페인의 2대0 완승이었다. 오야르사발의 결승 PK골과 페드로 포로의 추가골 앞에서 프랑스는 단 한골도 넣지 못한 채 고개를 숙였다. 음바페와 프랑스 사령탑 디디에 데샹이 모두 인정할 수밖에 없는 완패였다.
결승전에 선착한 스페인은 통산 두 번째 월드컵 우승에 단 1승 만을 남겨두고 있다. 데 라 푸엔테 감독은 프랑스를 제압한 후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팀이 2010년 남아공월드컵 우승 당시의 정신을 되살렸다고 말했다. 16년 전 네덜란드를 잡고 첫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던 스페인은 준결승전까지 16골을 기록하며 이번 대회에서 가장 위협적인 공격라인을 갖춘 프랑스를 무력화시켰다. 프랑스는 경기 시작 80분이 지나서야 첫 유효 슈팅을 기록했다.
데 라 푸엔테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헌신, 연대감, 그리고 재능을 보여준다. 그들은 어려운 일을 쉬워 보이게 만든다. 재능과 함께 삶과 스포츠를 대하는 올바른 태도를 가지고 있다"면서 "우리는 2010년 대회 우승 팀의 정신을 되찾았다. 이 팀의 성격은 경기에 출전하지 않은 선수들이 경기 후 남아서 훈련을 했다는 사실에서 분명히 드러난다"고 말했다.
데 라 푸엔테 감독은 겸손, 공동의 목표, 그리고 이기심의 부재를 바탕으로 구축된 선수단을 칭찬했다. 스페인 대표팀의 힘은 모두가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서 나온다는 걸 강조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여정의 동반자를 선택하는 방법을 아는 것이라고 믿는다. 동반자를 잘못 선택하면 결국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면서 "선수들뿐만 아니라 이 팀을 구성하는 모든 이들이 동일한 열정으로 공동의 목표를 향해 일하고 있으며, 우리는 개인의 이익보다 공동의 선을 먼저 추구하는 평범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마치 축구 철학자처럼 코멘트를 했다.
유로2024 챔피언인 스페인은 이제 이탈리아의 37경기 연속 무패 기록과 동률을 이뤘다. 데 라 푸엔테 감독은 스페인 선수들이 더 성장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팀은 나를 놀라게 하는 법을 멈추지 않는다. 향상될 수 있는 여지는 무한하다. 이것은 애정 어린 노력의 결과이자 과정이다. 가장 중요한 순간에 가능한 최상의 상태로 도달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했다.
데 라 푸엔테 감독은 아르헨티나 사령탑 리오넬 스칼로니 감독과의 두터운 친분을 갖고 있다. 데 라 푸엔테 감독은 이번 대회 결승에서 아르헨티나와 맞붙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잉글랜드를 칭찬하며 잉글랜드-아르헨티나의 준결승전을 "월드컵 결승전이라 해도 무방할 경기"라고 표현했다. 잉글랜드-아르헨티나전은 16일 오전 4시에 벌어진다. 이 경기의 승자와 스페인이 결승에서 우승 트로피를 놓고 격돌한다. 데 라 푸엔테 감독은 "결승전은 이기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믿지 않는다. 결승전은 즐기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앞으로 맞이할 결과는 금상첨화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