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대한민국 축구 상황보다 심각한 나라가 있다.
영국 디 애슬래틱은 17일(한국시각) 세르비아축구협회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가 살해 협박에 시달린 레전드 네먀냐 비디치와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비디치는 세르비아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설이다. 박지성의 동료로서 한국 축구팬들에게 잘 알려진 선수다.
비디치는 지난 2020년 세르비아의 유로 2020 본선 진출 실패 이후 세르비아 축구협회의 지도부를 비판하는 공개 서한을 작성했다. 그 역시 이 일이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을 알고 있었다. 세르비아 역사상 가장 유명한 선수이자 맨유의 전 주장으로서 그의 말에는 남다른 무게감이 실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의 발언 때문에 당시 축구협회장으로부터 '도랑에 처박히게 하겠다'며 신변을 위협하는 메시지까지 오갔을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디 애슬래틱은 '최근 비디치는 탐사보도를 전문으로 하는 공신력 있는 비정부 기구 '조직범죄·부패 보도 프로젝트(OCCRP)' 기자들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올해 44세인 비디치는 세르비아 현지 매체와 공조해 조사 중이던 OCCRP 측으로부터 충격적인 사실을 전해 들었다. 조사 과정에서 슬라비샤 코케자 전 세르비아 축구협회장이 비디치를 미행하고, 위협하며, 물리적 폭행을 가하도록 모의한 정황이 담긴 메시지를 포착했다는 내용이었다. 해당 메시지에는 동료 축구 선수들인 네마냐 마티치, 단코 라조비치, 드라간 므르자의 이름도 함께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전했다.
이어 OCCRP가 입수하고 디 애슬래틱이 직접 확인한 메시지에는 충격적인 내용이 있었다. 발신자는 비디치에게 "축구협회 근처에 얼씬도 하지 마라. 안 그러면 도랑에 처박혀 끝장날 것"이라는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하고자 했다. 또한 "공동묘지로 가게 될 것"이라는 언급도 있었다. 이 메시지는 코케자 전 회장이 보낸 것으로 널리 추정되고 있으며, 발신자 스스로를 "축구협회장"이라고 지칭하고 있다.
비디치는 디 애슬래틱과의 인터뷰에서 "2020년 당시 저는 세르비아 축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으며, 우리가 더 발전하고 변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망가진 시스템 속에서 축구 자체가 고통받고 있었으니까요. 이는 선수나 감독의 문제가 아니라, 세르비아 축구 행정 기구에 더 신뢰할 수 있는 인물들이 필요하다는 본질적인 문제"라며 자신이 왜 공개적으로 행동에 나섰는지를 밝혔다.
이어 "메시지를 직접 읽어보고 그 위협이 얼마나 심각한 수준이었는지 확인한 후에는 마음이 완전히 바뀌었다. 코케자가 사람들과 나에 대해 그런 이야기를 나눴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 제 차에 위치 추적기까지 달아놓았고, 악질적인 인물들이 저를 폭행할 모의를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까요"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곳에서 축구는 다른 종목에 비해 너무 뒤처져 있다. 농구, 테니스, 배구 등은 큰 성공을 거두고 있지만 축구는 제자리걸음이다. 보시다시피 정치와 범죄가 얽혀 있기 때문이다. 축구는 깨끗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대식 기자 rlaeotlr2024@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