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cm 파퍼트 놓친 김인경 "볼마크 안해도 될 거리였는데"

기사입력 2012-04-02 14:28


김인경이 2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 미라지의 미션힐스 골프장 다이나 쇼 토너먼트 코스에서 벌어진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마지막 날 18번 홀에서 버디 퍼트를 놓친 뒤 그린 위에 주저 앉고 있다. 란초 미라지(미 캘리포니아주)=이사부 기자 golf@sportschosun.com



청야니가 2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 미라지의 미션힐스 골프장 다이나 쇼 토너먼트 코스에서 벌어진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마지막 날 마지막 홀에서 연장에 낄 수 있는 버디 퍼트를 한 뒤 공이 컵을 빗겨가자 그자리에서 드러누으며 아쉬워하고 있다. 란초 미라지(미 캘리포니아주)=이사부 기자 golf@sportschosun.com


여러명을 눈물짓게 만든 나비스코 챔피언십이었다.

기쁨의 눈물은 딱 한명만이 흘렸다. 올시즌 LPGA 투어 첫 메이저대회인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유선영(26·정관장)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었다.

하지만 통한의 눈물을 흘린 선수들도 여러명이었다.

장갑 벗을때까지 아무도 모른다

누구보다 가슴이 찢어지는 선수는 준우승에 거친 김인경(24·하나금융)이다. 김인경은 우승을 눈앞에 뒀지만 발로 차버렸다. 막판에 집중력을 보인 김인경은 16, 17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으며 10언더파 단독 선수로 올라섰다.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티샷을 안전하게 페어웨이에 안착시킨 뒤 두번째샷과 세번째샷도 아이언을 잡고 안전하게 이어갔다. 112야드를 남겨둔 지점에서 9번 아이언으로 그린에 떨어뜨린 김인경은 5m 버디 퍼터를 놓쳤지만 파세이브를 성공시키면 우승컵을 안는 순간이었다.


2위인 유선영은 9언더파로 이미 경기를 끝낸 상황. 김인경의 뒷조이자 챔피언조에 있던 청야니(대만)는 7언더파로 2타차. 김인경이 그린으로 걸어가는 동안 청야니가 친 18번홀 티샷은 벙커에 빠지고 말았다. 김인경을 잡기 위해선 이글을 노려야 했지만 두번째 샷을 벙커에서 해야했기 때문에 투온을 노리기는 쉽지 않았다. 따라서 김인경은 30㎝ 파퍼트를 넣으면 사실상 우승을 결정짓는 것이었다. 하지만 신의 선택은 가혹했다.

김인경의 파퍼트는 홀컵을 돌아 나오고 말았다. 순간 김인경은 손으로 입을 막았다. 말문이 막힐정도로 기막힌 순간이었다. 아마추어라면 '오케이(컨시드)' 거리였다. 결국 보기를 범했고 9언더파가 된 김인경은 유선영과의 연장전을 치르게 됐다. 이 실수 하나로 이미 평정심을 잃은 김인경은 연장전에서 유선영의 우승 퍼트를 지켜보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김인경은 대회가 끝날때까지 눈물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 방송과의 인터뷰까지 모두 마친 뒤 어머니를 보자 끝내 울음을 터트렸다. 김인경은 마지막 파퍼트를 놓친 상황에 대해 "잘 모르겠다. 바로 보고 쳤는데 살짝 오른쪽으로 흐르면서 돌고 나온 것이다. 볼 마크를 안 해도 될 정도로 짧은 퍼트였는데 마크를 했다. 그냥 칠 걸 아쉽다"며

눈물을 삼켰다.

욕심이 화를 불렀다

서희경(26·하이트)에게도 이번 대회는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게 됐다. 서희경은 14번홀까지 11언더파로 2위 그룹을 3타차로 따돌리며 여유있게 앞서 있었다. 리더보드를 본 것일까. 지난해 US여자오픈에서 유소연(22·한화)에게 역전의 우승을 내줬던 서희경으로선 욕심이 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욕심은 결국 화를 불렀다. 15번홀(파4)에서 티샷이 밀려 러프에 빠졌고, 세컨드샷까지 그린 뒤 벙커에 빠졌다. 어렵게 벙커에서 탈출했지만 보기로 1타를 까먹었다. 이후 서희경은 남은 홀에서 모두 보기를 범하면서 무너졌다. 최종 순위도 공동 4위로 내려앉았다.

우승에 대한 부담감은 세계랭킹 1위 청야니도 컸다. 청야니는 18번홀 티박스에서 2타차로 앞서 있는 선두를 따라잡기 위해 평소보다 더 강한 드라이버샷을 날렸다. 파5홀에서 이글을 노리기 위해서였다. 만약 평소대로 버디 작전을 펼쳤다면 연장 승부에 동승할 수 있었다. 티박스에선 2타차였지만 선두 김인경이 실수로 1타만 따라잡으면 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청야니는 마지막홀 그린에서 버디퍼트가 살짝 빗겨 나가자 뒤로 벌렁 누워 버렸다. 지금까지 단 한번도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이었다. 그 만큼 아쉬움이 컸다는 의미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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