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스, 10년 만에 메이저 제패 원동력 '가족 사랑'

기사입력 2012-07-23 18:37


어니 엘스

'황태자'가 돌아왔다. "내가 다시 우승할 것이라고 아무도 생각치 못했을 것"이라는 본인의 말처럼 누구도 예상치 못한 기적적인 우승이었다.

어니 엘스(43·남아공)가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섰다.

23일(한국시각) 영국 랭커서의 로열 리덤 앤드 세인트 앤스 링크스(파70·7086야드)에서 열린 시즌 네 번째 메이저대회인 제141회 브리티시오픈에서 6타차를 뒤집는 역전 드라마를 펼치며 은빛 주전자 클라레 저그(브리티시 오픈 우승컵)를 품에 안았다. 엘스는 1994년과 1997년 US오픈과 2002년 브리티시오픈에서 세 차례 메이저 정상에 오른바 있다. 마지막 메이저 우승이 바로 이 대회였고 10년 전이었다. 화려한 과거를 보냈던 엘스였기에 10년 만의 메이저 제패는 '황태자'의 귀환을 알리기에 충분했다.

엘스는 8세에 처음 골프채를 잡은 뒤 14세에 주니어 대회를 평정했다. 1989년 프로에 데뷔해 2년 만인 1991년 선샤인 투어에서 데뷔 후 첫 승을 거두며 화려한 골프 인생의 시작을 알렸다. 1994년과 1997년 US오픈을 잇따라 제패했고 1997년 타이거 우즈(37·미국)를 제치고 세계랭킹 1위에 올라서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2002년 브리티시오픈까지 제패한 그는 우즈, 필 미켈슨(42·이상 미국), 레티프 구센(43·남아공), 비제이 싱(49·피지) 등과 1990년~2000년대 최고의 스타 플레이어 반열에 올라섰다.

실력만큼 그의 편안한 스윙도 큰 관심을 모았다. 1m91의 장신이면서 전혀 힘을 들이지 않고 편하게 스윙을 한다고 해서 '빅 이지(Big Eagy)'라는 별명이 붙은 것도 이 당시다. 지금도 주말 골퍼들이 가장 부러워 하는 '스윙의 교과서'가 바로 엘스다.

완벽했던 스윙으로 세계 골프계를 주름 잡았지만 전성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2004년 3승을 거둔 이후 하락세를 걷더니 2005년 가족과 함께 요트를 타다 왼 무릎을 다치며 잠시 골프계에서 모습을 감췄다. 2006년 필드에 복귀했다. 기량은 예전만 못했다. 2년간 리더보드에서 그가 자취를 감추자 '황태자의 시대는 끝나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엘스는 고단한 연습을 거듭한 끝에 2008년 혼다클래식에서 3년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슬럼프에서 벗어났다. 2010년 2승을 추가하며 통산 18승을 거둔 그는 다시 2년 만에 19승째를 메이저대회로 장식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엘스는 PGA 투어의 대표적인 '패밀리 맨'이기도 하다. 그의 '가족 사랑'은 애뜻하다.

PGA 투어 전성기 시절에도 영국 런던에 거주하고 있는 가족을 만나기 위해 유럽프로골프투어 출전을 고집했다. 3년전 가족을 위해 미국 플로리다주로 이사를 하기도 했다. 나중에 밝혀진 사실이지만 이 같은 가족 사랑은 모두 자폐증을 앓고 있는 아들 벤 때문이었다. 3년 전 아들의 자폐증을 세상에 처음 공개한 이후 엘스는 '자폐증 터놓기 운동' 전도사로 활동중이다. 상금 중 일부를 자폐증 환자를 위해 기탁하고 있다. 팬들 역시 그의 '가족 사랑'에 감동했다.


엘스는 우승 후 인터뷰에서 다시 메이저대회를 제패할 수 있었던 원동력을 밝혔다. 역시 가족이었다.

그는 "자폐증인 아들과 아내(리즐) 딸(사만다)은 내 프로 생활을 지원해주는 든든한 팀원들이다. 현재 런던에 있지만 이번 대회에 오지 못했다. 캐나다로 가려했던 일정을 바꿔 당장 런던에 가서 가족과 시간을 보내겠다"며 가족 사랑을 다시 한번 과시했다.

한편, 엘스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지난주 40위에서 25계단이나 점프한 세계랭킹 15위에 랭크됐다. 루크 도널드(35·잉글랜드)가 세계랭킹 1위를 지킨 가운데 브리티시오픈에서 공동 3위에 오른 우즈는 2위로 올라섰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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