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한달전 박인비(24)는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박인비는 "US여자오픈 우승 이후 힘든 시기를 보냈다. 특히 2009, 2010년엔 골프가 정말 안됐다"며 그 동안의 마음고생을 털어놓았다. 슬럼프를 겪는 동안 메인 스폰서가 없어 용품사 로고가 박힌 모자를 쓰고 투어를 뛰었다.
올시즌 서서히 샷감을 되살린 박인비는 지난달 24일 캐나다에서 열린 매뉴라이프 파이낸셜 클래식 3라운드까지 1위를 달렸다. 공동 2위 그룹과는 2타차로 앞섰다. 하지만 마지막날 끝까지 선두 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1차 연장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추격자들은 만만치 않았다. 1라운드부터 선두권을 지킨 루이스를 비롯해 백전노장 웹, 우승 경험이 많은 나탈리 걸비스. 폴라 크리머, 크리스티 커(이상 미국) 등이 1~2타 내에서 끈질지기게 따라 붙었다. 막판엔 펑샨샨(중국)까지 위협했다. 여기에 한국에서 온 '무서운 아이돌' 김효주(17·대원외고 2)와 '왕언니' 박세리(35·KDB금융그룹)도 호시탐탐 정상을 노렸다.
하지만 박인비는 자로 잰 듯한 퍼트를 앞세워 경쟁자들을 물리쳤다. 마지막날 박인비는 22개의 퍼트를 기록했다. 신들린 퍼트였다. 라운드 후 박인비는 "이 보다 더 퍼트를 잘 할 수 없다"고 스스로를 칭찬했을 정도다. 박인비는 4일동안 총 퍼팅수가 98개로 라운드 당 24.5개 밖에 되지 않았다.
압권은 18번홀(파5)이었다. 챔피언조에서 함께 플레이한 루이스가 우드로 세컨드샷을 그린에 올렸다. 이어 긴 이글퍼트를 성공시키면서 1타차까지 박인비를 압박했다. 4~5m 정도의 버디 퍼트를 남겨놓은 박인비. 투퍼트로 파만 잡아도 우승을 확정 지을 수 있었다. 그러나 박인비는 파에 만족하지 못했다. 직접 홀을 공략했고, 공은 컵으로 떨어졌다. 버디로 2타차 우승을 확정짓는 순간이었다.
아마추어 자격으로 출전한 김효주는 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로 공동 4위를 차지하며 세계정상급 프로 골퍼들을 위협했다. 박세리는 8위(11언더파 277타), 이일희(24·볼빅)는 공동 9위(10언더파 278타)에 올라 한국선수 4명이 톱10에 들었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