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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관왕' 이정은, 생각지도 못한 미래가 현재가 되다

'전관왕' 이정은, 생각지도 못한 미래가 현재가 되다

"가족들도 신기해 하고 있어요. 상금순위 10위 이내가 목표였거든요."

목표 오버 달성. 하늘을 날 것 같은 기분과 함께 얼떨떨 한 느낌이 공존하는 모양이다. 2017년 대한민국 여자프로골프의 '대세' 이정은(21) 이야기다.

대상(691점), 최저타수(69.80타), 상금왕(11억4905만2534원), 최다승(4승) 등 KLPGA 전관왕 달성. 통산 8번째이자 단 6명만이 누린 영광이다. 최고 수확 만큼 표정도 한껏 밝다.

지난해 우승 없이 신인왕을 받은 2년 차 선수. 그에게 '최고'의 순간은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첫 우승과 상금 10위 이내' 정도의 '소박한' 목표로 출발한 올시즌 온갖 기록이 쏟아졌다. 시즌 4승과 한 라운드 최저타수(12언더파 60타), 시즌 최다 톱10 신기록(20회), 평균타수 역대 3위(69.80타) 등….

그야말로 괄목상대였다. 불과 1년 만이라고 하기엔 대단한 변화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바로 꾸준함이었다. 프로든 아마든 골퍼에게 항상성 유지는 가장 어려운 숙제다. 선수 개인 컨디션이 다르고, 골프장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변화무쌍한 몸상태와 도전적 환경 속에서 이정은은 단 한번도 컷 탈락 하지 않았다. 우승 횟수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이 바로 27개 출전 대회 중 무려 20번이나 톱10에 들었다는 사실이다. 이정은도 스스로 가장 대견해 하는 부분이 바로 이 점이다. "가장 뿌듯한 상은 대상이에요. 탑10에 많이 들었다는 증거니까요. 변수가 많은 골프에서 꾸준히 잘 치기 힘든데 잘 마무리했다는 증거라 의미가 있어요."

'전관왕' 이정은, 생각지도 못한 미래가 현재가 되다
'전관왕' 이정은, 생각지도 못한 미래가 현재가 되다

2016 이정은과 2017 이정은, 과연 무엇이 달라졌을까.

"체력관리를 잘한거 같아요. 무엇보다 부상을 당하지 않았고, 몸관리를 잘해 최상의 컨디션으로 나갈 수 있는 대회에 다 나간 것이 꾸준한 성적으로 이어진 것 같아요."

더욱 정교해진 샷은 빼놓을 수 없는 기술적 요소다. 하지만 100% 만족은 없는 법. 그의 시선은 이미 완전무결한 천의무봉의 경지를 향해 있다. "아직 고쳐야할 것도 많아요. 사실 올해 샷만 보면 더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었어요. 그런데 100m 이내 웨지 샷이 부족했고, 퍼팅은 지난해보다는 나아졌지만 더 보완해야 하고요. 샷도 주로 드로우 구질을 치는데 페이드 구질까지 구사할 수 있도록 해보려고 합니다."

골프만큼은 완벽을 추구하는 이정은이지만 거창한 미래 구상은 없다. 내년 목표는 의외란 생각이 들 만큼 소박하다. "올해보다 더 많은 우승은 힘들거 같고요.(웃음) 4관왕 중 단 하나라도 2연패를 하는게 첫번째 목표에요."

더 큰 무대, LPGA 진출 여부도 신중한 입장이다. "아직은 생각이 없어요. 내년이나 내후년쯤 터닝포인트가 있을거라고 생각해요."

예기치 못한 큰 수확. 이정은의 올시즌은 자신의 골프인생을 꼭 닮았다. "초등학교 2학년 때 골프를 시작했는데, 너무 하기 싫어서 5학년 때 그만뒀어요. 중3 때 레슨프로가 돼 돈을 벌려고 다시 시작한 건데 이렇게까지 될 줄 몰랐어요."

불의의 교통사고로 휠체어를 타는 아버지와 딸 뒷바라지에 헌신하는 어머니 생각이 늘 가득한 효녀 딸. 넉넉하지 못한 환경이었지만 그는 늘 밝게 웃는 표정이 매력적인 긍정적 마인드의 소유자다. 2017년을 품은 '대세' 이정은. 현재에 집중하자 밝은 미래가 마치 덤처럼 따라왔다. 그렇게 생각지도 못했던 미래가 '넘버1' 이정은의 가슴 벅찬 현재가 됐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전관왕' 이정은, 생각지도 못한 미래가 현재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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