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라운드' 한방에 10억+DP월드투어 시드까지...반전남 아이언맨 "우승 눈앞에서 계속 놓쳐서..."

기사입력 2025-10-26 20:51


'인생 라운드' 한방에 10억+DP월드투어 시드까지...반전남 아이언맨 …
사진제공=KPGA

[천안=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한 번 해보겠다."

'아이언맨' 이정환이 인생에 남을 라운드로 인생 역전에 성공했다.

이정환은 26일 충남 천안시 우정힐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2025 제네시스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7언더파를 몰아치며 4라운드 합계 11언더파로 극적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통산 3승. 2018년 골프존 DYB교육 투어챔피언십 우승 후 무려 7년 만에 정상의 자리에 섰다. 그 사이 준우승만 6번만 했다. 또 DP월드투어 대회에서 우승한 8번째 한국인 선수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기다림이 길어서였는지, 어마어마한 선물이 주어졌다. 이정환은 이 우승으로 우승 상금 68만달러, 한화로 약 10억원에 가까운 '로또'수준의 상금을 받게 됐다. 단, KPGA 투어 상금 랭킹 집계에서는 획득한 상금의 절반만 인정된다.

상금 뿐 아니다. 이정환에게는 KPGA 투어 제네시스 포인트 1300점, DP월드투어 레이스 투 두바이 랭킹 포인트 835점이 주어졌다. 각 투어 2년 시드 획득은 물론이다. 또 제네시스 고급 차량인 GV80은 보너스다.

이정환은 3라운드까지 4언더파를 쳐 공동 12위로 최종 라운드를 출발했다. 공동 선두 미카엘 린드버그(스웨덴)와 나초 엘비라(스페인)가 8언더파로 시작을 했으니 제법 큰 차이였다.하지만 이정환은 포기하지 않고 타수를 줄였다.

마지막 18번홀 버디까지 7언더파를 몰아치며 최종 11언더파로 마무리 한 이정환. 공동 선두였던 엘비라가 1타 차로 추격하다 17번홀 통한의 보기를 범했다. 2타 차이였기에 파5 18번홀 마지막 투온 찬스를 노리던 엘비라의 세컨드샷이 헤저드에 들어가며, 이정환의 우승이 확정됐다.

다음은 우승 확정 후 이정환과의 일문일답.


- 드디어 통산 3승을 달성했다. 우승 소감과 경기 돌아보면?

우선 지금도 우승을 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이 곳 골프장 코스를 리노베이션한 뒤 첫 우승이라 더욱 영광스럽다. 코스 적응을 잘 해서 운 좋게 우승을 한 것 같다. 또한 군 전역 후 첫 승을 이렇게 큰 대회서 하게 돼 정말 기쁘다. 그동안 여러 차례 우승 찬스를 잡지 못해서 아쉬웠는데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하려고 그랬나 싶을 정도로 기쁘다. 오늘 경기는 뭘 하든 잘 됐다. 공이 나간 줄 알았는데 살았고… (웃음) 이런 날이 있어야 우승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물 같은 하루였다. 이 자리에 있는 것이 신기하다. 솔직히 '코오롱 한국오픈' 코스에서 대회를 한다고 하길래 '한국 선수가 기회는 있겠다'라고 생각을 했는데 그게 나라고 생각하지는 못했다. (웃음)

- 경기 끝나고 다른 선수의 결과를 지켜보는 입장이었다. 그 때의 심정은? 그리고 언제 우승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일찍 경기가 끝났다. 최대한 긴장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우승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았다. 무조건 연장전을 준비한다는 생각으로 바로 연습장으로 갔다. 우승 경쟁을 하고 있던 선수가 17번홀에서 보기를 한 뒤 '확률이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다.


'인생 라운드' 한방에 10억+DP월드투어 시드까지...반전남 아이언맨 …
사진제공=KPGA
- 2018년 우승 이후 그간 아쉽게 우승 문턱을 넘지 못했다. 그간의 시간에 대해서 이야기해줄 수 있는지?

2018년 시즌 종료 후 군에 입대했고 2021년에 투어에 복귀했다. 군 복귀 이후 1~2년은 다시 적응을 위해 뛴다고 생각했고 시드를 유지하는 데 만족했다. 나쁘지는 않았다. 그런데 그 이후 우승 찬스가 여러 번 찾아왔는데… (울컥) 올해도 마찬가지고 지난해도 그렇고 우승을 눈 앞에서 놓쳤던 적이 많았다. (울컥) 항상 주변에서 안타까워해 심적으로 부담이 있기도 했다. 그간 팬 분들이 많은 응원을 보내주셨는데 우승을 하지 못함에 대한 안쓰러움이 담겨있던 것 같았다. 이렇게 우승을 하게 돼 정말 감사하다. 이러한 감정들을 잊지 않고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힘들었던 만큼 큰 대회서 우승을 하게 돼 정말 기쁘고 감사하다.

- 이번 우승으로 DP월드투어 시드를 얻었는데 향후 계획은?

우선 군대 가기 전에도 계속 DP월드투어에 진출하고 싶었다. '제네시스 대상'을 통해 DP월드투어로 진출하는 방법을 노렸는데 아쉽게 2번이나 실패했다. 내 꿈은 무조건 DP월드투어를 가고 그 이후 PGA투어 진출까지 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목표를 꿈꿔왔다. 이번 우승으로 이렇게 DP월드투어 시드를 얻게 됐고… 한 번 해보겠다. (웃음)

- DP월드투어와 공동 주관 대회서 우승을 하며 DP월드투어로 진출하는 첫 선수가 됐는데?

우선 첫 번째라 영광스럽다. 2024년과 2025년 제네시스 포인트 상위자 자격으로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에 출전했다. 해외 선수들과 경쟁을 했는데 크게 다를 것은 없다. 코스와 환경, 문화에 어떻게 적응하는 것이 힘들뿐이었다. 우리나라 선수들도 충분히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선수들이 해외에 나갈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좀 더 도전을 해봤으면 좋겠다. 기회를 많이 살렸으면 좋겠다.

- 본인 장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아이언샷을 얼마나 잘 구사하는지?

우선 아이언샷을 잘 구사한다. 키가 크다 보니 다른 선수들에 비해 롱 아이언 플레이가 좋은 것 같다. 러프에서 플레이도 수월하다.

- '아이언 맨'이라는 별명이 마음에 드는지?

정말 맘에 든다. (웃음) 아이언샷을 잘하고 또 이미지가 강해 보인다. (웃음)

- 지난해 쌍둥이를 얻었다. 해외투어 생활을 하면 가족과 떨어져 있어야 하는데? 가족이 생기고 난 뒤 골프 선수로서 어떤 부분이 힘이 되는지?

일단 성적이 좋지 않거나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아도 화를 덜 낸다. 스스로에게 이득이 되는 부분이다. DP월드투어로 진출하게 되면 집을 많이 들어가지는 못할 텐데 아내랑 이야기해봐야 한다. 아기가 아직 어려서 최대한 가능하면 대회 지역으로 많이 오라고 할 예정이다. 보고 싶고 하니까… 그런 식으로 생각하고 있다.

- 향후 계획은?

일단 27일 저녁 비행기로 '홍콩오픈' 출전 차 출국 예정이었다. 가는 쪽으로 생각을 하고 있고… '홍콩오픈'에 출전한다면 그 뒤에는 DP월드투어 플레이오프 1차전인 '아부다비 HSBC 챔피언십'에 출전할 것이다.


천안=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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