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캐디 여자친구, 나에게는 매우 큰 차이다."
이상엽이 10년 만에 통산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이상엽은 19일 강원도 춘천 라비에벨CC 올드코스에서 막을 내린 KPGA 투어 개막전,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6언더파를 치며 4라운드 합계 최종 23언더파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은 2억원.
2014년 입회한 이상엽은 2016년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우승 이후 오랜 기간 무관의 세월을 거친 가운데, 10년 그리고 104개 대회 만에 감격의 우승을 맛보게 됐다. 첫 우승 후 그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부진의 터널에 빠졌던 이상엽. 2022년 입대 후 2025년 투어에 복귀했으나 시드까지 잃는 충격에 빠졌다. 하지만 퀄리파잉 토너먼트를 통해 겨우 올시즌 시드를 획득했는데, 첫 대회 우승이라는 '초대박'을 터뜨리며 향후 투어 생활을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역대 이 대회 최저타 우승 기록이라 더욱 값졌다. 라비에벨CC 올드코스는 코스 자체도 어려운데다 그린도 매우 단단하고 빨라 타수를 줄이기 쉽지 않았는데, 이상엽은 이번 대회 4번의 라운드 내내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인 샷감을 유지했다.
-우승 소감은.
우승을 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어안이 벙벙하다. 좋은 코스에서 대회할 수 있게 해주신 라비에벨CC 임직원 여러분들, 대회를 주최해주신 DB손해보험 임직원 여러분들께 감사드린다. 우승해서 너무 기쁘다.
-10년 만에 다시 들어올린 우승 트로피인데.
3라운드까지 경기 흐름이 좋았기에, 해온대로만 하자고 마음 먹고 나왔다. 너무 긴장했는데, 긴장한 티를 안내려 노력했다. 10년이라는 시간 만에 다시 우승, 내 스스로 뿌듯하다. 힘든 시간도 많았고, 군 전역 후에도 슬럼프도 있고 했다. 그래도 일찍 돌아오지 않았나 싶다. 스스로에게 대견하다고 얘기해주고 싶다.
-여자친구가 캐디로 나서 주목을 받았는데.
사실 내년 결혼은 내 바람이다.(웃음) 결혼을 전제로 만나는 거라, 캐디도 하게 됐다. 우승 확정 후 너무 정신이 없어 프러포즈는 생각도 못했다. 개인적으로 할 생각이다. 운동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친구라 심리적으로 도움을 많이 받았다. 나는 실수에 매우 엄격한 편인데, 여자친구가 그걸 완화시켜준다. 자책하지 않고, 수렁에 빠지지 않게 해준다. 쓰리 퍼트를 해서 타수를 잃어도 '9홀 5개 언더 치고 있지 않느냐'라고 얘기해준다. 나에게는 매우 큰 차이다.
-작년 시드를 잃었었는데.
군 전혁 후 복귀라 감이 전혀 없았다. 후반기 될 듯 하다 꼭 1~2타 차이로 컷 오프 당했다. 시드전에 갔는데, 마지막 날 잘 쳐서 올라오게 됐다. 그 때 감을 잡았다. 그 감을 유지하려 비시즌 노력했다. 이번 개막전을 앞두고 챌린지 투어에 나가 실전 감각을 쌓은 것도 도움이 됐다.
-4라운드 시작하자마자 6연속 버디를 했다.
6홀 연속 버디는 공식 시합 때는 없었던 것 같다. 4홀이 최고였던 것 같다. 그럼에도 우승은 생각하지 못했다. 다들 잘 치고, 성적이 잘나오고 있었기 때문에, '그냥 좀 된다' 이런 느낌 정도였다. 우승할 수 있겠다 그 생각은 못했다. 연속 버디는 생각하지 않았다. 방심하지 않았다. 15번홀(파5)도 승부가 끝났다 생각하지 않았다.(경쟁자 권성열이 세컨드샷을 OB 지역으로 날렸다.) 상대 선수가 실수를 해서 전략을 바꿨을 뿐 방심은 안했다. 18번홀 세컨드 샷을 치니 긴장이 풀리고 다리 힘이 빠지더라.
11번홀이 나에게 포인트였다. 안좋은 흐름일 수 있었는데, 어프로치 잘 쳤는데, 어려운데서 , 거기서 흐름을 끊어서. 나에게 가장 중요한 순간이었다.
-올시즌 목표가 달라졌을 것 같은데.
원래는 목표가 시드 유지였는데, 우승을 했다. 상반기 상위 선수에게 콘페리 투어 기회 주니, 일단 그걸 목표로 하겠다. 선수로서 가장 큰 목표는 대상이겠지만, 대상 욕심내기 보다 한 타, 한 홀에 집중하면 결과 따라올 것이라 생각한다. 진짜 목표는 덕춘상(최저타수상)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좋을 때나 안좋을 때나 아버지 같이 나를 챙겨주신 정철 대표님이 계신다. 양아버지처럼 도와주시는데, 그 분을 생각하면 마음이 먹먹해진다. 아버지처럼 생각하고 있다. 꼭 감사 인사가 전해졌으면 좋겠다.
춘천=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