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풍'이라고 하면 흔히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져서 몸의 일부가 마비되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이와 비슷한 원인으로 최악의 경우 실명까지 야기할 수 있는 '망막혈관폐쇄증'의 위험성은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망막혈관폐쇄증은 눈으로 공급되는 혈관이 막혀서 시력저하, 또는 실명까지 나타날 수 있는 질환이다.
우리 몸의 모든 기관은 동맥으로부터 혈액을 통해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고 정맥을 통해 각종 노폐물이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시스템으로 돼 있다. 이 흐름이 차단되면 조직은 급속하게 망가진다. 혈관 내 찌꺼기인 혈전에 의해 뇌혈관이 막히는 것을 흔히 중풍, 즉 뇌졸중이라고 한다. 이와 같이 혈전이 눈 속의 망막 혈관을 막는 것을 눈에 발생한 중풍을 의학용어로는 망막혈관폐쇄증이라고 한다. 동맥이 막히는 경우와 정맥이 막히는 경우가 있는데, 특히 망막중심동맥이 막히는 경우를 망막중심동맥폐쇄증이라고 하고, 치료시기를 놓칠 경우 실명의 위험이 높은 위험한 질환이다.
갑자기 눈앞이 까맣게 변해
고혈압 등 성인병이 주원인
망막중심동맥폐쇄증은 통상적으로 1만명 당 1명꼴로 발생한다. 양쪽 눈 모두에서 발병하는 경우도 1~2%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60대 초반에서 잘 나타나고, 여성보다 남성에게 더 잘 발생한다. 고혈압, 당뇨병, 비만, 심장병 등 전신적인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한 기저질환이 동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45세 이하의 젊은 환자에서는 편두통, 심장판막질환, 거대세포동맥염, 혈액응고질환 같은 전신 질환이 동반되는 경우가 3~4배 정도 더 높으므로 망막혈관이상이 발견되었다면 안과적 치료로 끝날 것이 아니라 반드시 전신적인 검사를 통하여 숨어있는 이상을 찾아보아야 한다. 또한 60대 이상이라면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눈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최선이다.
최근에는 10대에서도 발병하는 경우가 있으며, 젊은 환자에서의 발병이 늘어나고 있다.
혈전용해제 투여로 시력 호전 기대
망막동맥혈관폐쇄증이 이미 온 경우라면 뇌혈관이나 심혈관 계통에도 혈전으로 인한 폐쇄가 올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안과 검진뿐 아니라 신경과나 내과 등에서 전신검사를 동시에 받아 보는 것이 좋다. 일단 망막동맥폐쇄증이 진단되면 최대한 빠르게 망막의 혈류를 회복시키는 것이 최선이며 이외에 혈전 용해제나 혈액 순환제 등으로 치료하기도 한다.
임지원 한림대춘천성심병원 안과 교수는 "기존에는 망막혈관이 막히면 안구 내 액체를 뽑아 안압을 낮추거나 혈관확장제를 사용하는 것이 기존 치료방법이었다. 하지만 시력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며 "발병 후 24시간 이내에 병원에 도착하는 망막중심동맥폐쇄 환자에게 망막혈관에 직접적으로 혈전용해제를 투여하여 동맥의 흐름을 개선시킬 경우 기존의 방법보다 좀 더 효과적인 시력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만성질환 예방과 치료로 시력도 보호
망막동맥혈관폐쇄증은 실명을 유발할 수 있는 치명적인 질환으로 무엇보다 조기 발견 및 치료가 중요하다. 치료시기를 놓치면 혈액순환이 개선되어도 허혈성 변화가 광범위하게 눈의 기능을 떨어뜨려 실명뿐만 아니라 이차적인 녹내장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급작스러운 시력저하가 발생한다면 즉각적으로 안과를 방문하여 진단과 치료를 적절한 시기에 받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망막동맥혈관폐쇄증을 예방하는 가장 중요한 것은 이들의 원인이 되는 전신적인 혈관질환인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동맥경화증의 예방과 치료이다. 금연과 올바른 식습관, 꾸준한 운동은 눈중풍 뿐 아니라 뇌중풍 또한 막을 수 있는 좋은 예방법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위험군에 속한 사람들은 평소 정기적인 안과검진이 필수다. 흡연과 과음을 삼가는 게 바람직하며 갑작스런 혈압 상승이나 과로, 급격한 기온 변화 등도 혈관 폐쇄를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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