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은 중요치 않다. 한국 소비자는 외국 제품이라면 비싸도 무조건 산다. 외국 브랜드란 인식만 심어주면 된다."
최근 외국계 기업들이 가격인상을 선언했다. 명품 브랜드는 기본, 담배업체까지 동참했다. 국내 기업들이 물가안정을 위해 가격인하에 나서는 것과 정면으로 대치된다. 해당 외국계 기업은 '원자재 값 상승에 따른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외국계기업인 필립모리스코리아는 지난 10일자로 말보로 등의 가격을 2500원에서 2700원으로 200원 인상했다. 이유는 물론 원자재 값 상승에 따른 수익악화다. 지난해 가격인상에 나섰던 BAT코리아(던힐), JTI코리아(마일드세븐)와 같다. 과연 가격인상은 원자재값 상승에 따른 것일까. 업계관계자들은 "억측논리다"라고 입을 모은다.
필립모리스의 2008년 영업이익은 847억원. 2009년 947억원, 2010년엔 1332억원이다. 3년간 156%의 영업이익 신장률을 을 보였다. 수익악화를 내세우며 가격인상에 나서기엔 빈약한 논리다. BAT코리아는 최근 3년간 매출액 1조7863억원, 순이익 907억원을 기록했지만 가격인상을 단행,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일부에선 다국적 담배업체의 가격인상을 두고 투자자들의 배당금을 채우기 위해 한 것이 아니냐는 말도 들린다.
해외 유명 투자 상품 중 '죄악의 펀드'라는 게 있다. 2002년 미국에 처음 등장, 반사회적 기업에 투자해 높은 수익률을 자랑하며 승승장구 하고 있다. 투자처는 담배(알트리아, BAT), 술(디아지오), 카지노 업체(MGM 미라지, 라스베이거스 샌즈)다. 말보로를 생산하는 알트리아의 주가는 1957년 미국 증시에 상장된 이후 연평균 20%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중독에 가까운 충성스러운 소비자가 많아 가격인상이 수월한 것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한국소비자의 주머니를 털어 외국인 투자자들의 잇속을 채우는 식이다. 식품업계의 분위기도 담배업계와 비슷하다.
지난해 연말 버거킹이 햄버거 10종의 가격을 평균 4.7% 올렸고, 이달 초 맥도날드가 일부 품목에 대해 6%의 가격인상을 실시한 바 있다. 명품업계의 경우 이 같은 분위기가 더욱 심각하다. 사넬의 경우 2008년 11월 이후 다섯번의 가격인상을 실시했다. 짧은 기간동안 큰폭으로 상승하다보니 중고로 팔아도 돈이 된다는 인식이 강해져 소비자들이 더욱 몰린다. 에르메스는 올해 1월 평균 5%의 인상을 실시했고, 불가리는 지난달 말 시계·보석류 가격을 평균 5%올렸다. 프라다, 키엘 등은 이달 중 제품 판매가를 2∼10%를 인할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은 가격인상을 발표했다가 정부 압력 때문에 다시 철회하기도 했지만 해외업체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가격을 올리고 있어 국내외 제품 가격구조가 왜곡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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