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100대 명산 찾기-86차 천등산] '울고 넘는 박달재'의 고향 속으로

기사입력 2012-02-16 14:57

<노스페이스와 함께 떠나는 한국 100대 명산 찾기-86차 천등산> '울고 넘는 박달재', 전설의 고향으로…
































'♬천둥~산 박~달재를 울고 넘는 우리 님아… 박달재의 금~봉이야♬'

휴대폰에다 각종 메신저,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등. 현대인들의 삶은 늘 '접속중'이다. 나 혹은 상대방의 일거수 일투족을 손쉽게 알리거나 알 수 있다. 지나친 정보의 홍수 시대, 그래서 때로는 예전처럼 정성이 담긴 손편지 한장이 그리울 때가 있다.

만약 요즘과 같았으면 박달 도령과 금봉 처녀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노스페이스와 함께 떠나는 한국 100대 명산 찾기'가 86차 산행지로 찾은 곳은 두 사람의 애달픈 전설이 전해져오는 충북 제천 박달재 인근 천등산이었다.

반야월 선생이 작사, 작곡한 '울고 넘는 박달재'는 박달재라는 고개에 서린 박달 도령과 금봉 처녀의 전설이 모티브가 됐다.

조선 중기 과거를 보러가던 경상도 청년 박달 도령이 박달재 아랫마을의 민가에서 금봉 처녀를 만나 첫 눈에 사랑을 느꼈다. 과거에 급제한 후 꼭 돌아오겠다는 박달을 목이 빠지게 기다리던 금봉은 결국 상사병으로 숨을 거둔다. 과거에 떨어져 소식도 전하지 못하고 방황하던 박달이 돌아온 날은 금봉이 죽은 3일 후. 박달은 너울너울 춤을 추던 금봉의 혼령을 따라갔다가 결국 절벽에서 추락사를 했다. 이승에서 못 다한 사랑을 저승에서 이룬 아름답고 슬픈 얘기. '나 3일 후에 도착해'라는 그 흔한 문자 메시지 하나만 전해졌더라도 이 전설은 없었을 것이다.

이제 그 자리에는 두 사람의 동상이 자리잡고 있다. 내년 말까지 '한국 가요사 기념관'도 지어진다고 한다. 박달과 금봉의 전설에 요즘 사람들은 참 많은 신세를 지고 있는 셈이다.

사실 이 노래에서 천등산은 '천둥산'으로 표기돼 있다. 국립국어원에 확인 결과 'ㅗ'를 흔히 'ㅜ'로 발음하는 서울-경기권 사투리가 있다고 하는데, 그 영향인 듯 하다. 어쨌든 '전설의 고향'을 찾아간다는 생각에 왠지 들떴다. 전국 곳곳을 다니며 인문지리까지 배우는 100대 명산 찾기만의 매력일 터.

물론 천등산에서 박달재는 좀 떨어져 있다. 하지만 큰 상관은 없다. 천등사 인근을 들머리로 잡았는데, 임도에도 눈이 빼곡히 쌓여 있다. 충북 음성에서 어머니 김선남씨와 함께 온 전민수군(10)이 씩씩하게 앞서 오른다. 어른들과 달리 굳이 눈을 폭폭 밟는다.

임도를 10분 정도 올라 본격적인 등산길에 오른다. 소나무와 잡목이 우거진 길이 상당한 급경사다. 한 고비를 넘자 또 하나의 언덕, 그렇게 정상까지 4개의 중첩된 봉우리를 올라야 했다. 지난달에도 참가했던 이현아씨는 추억을 함께 하기 위해 최애라, 김희라씨 등 친구 2명을 동반했다. 이들 3명은 올 대학생 새내기들로, 이틀 전 고등학교를 졸업했단다. 그 기념으로 '하늘을 오른다'는 뜻의 천등산 산행에 동반했으니 나름 의미가 깊다.

정상에 서니 거칠 것이 없다. 다만 박달재가 산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살짝 내려오니 정자가 자리잡고 있다. 여유롭게 앉아 점심을 즐겼다. 기온은 영하이지만, 바람이 거의 불지 않으니 그다지 춥지 않았다. 올라갈 때와 마찬가지로 하산길에도 이정표만 몇개 있을 뿐 유명한 바위 하나 없다. 산행 자체로는 다소 밋밋한 편이다. 그래도 노래 가사 속의 산을 누비며, 박달과 금봉의 전설을 함께 음미할 수 있어 또 다른 즐거움이 됐다. 다음달에는 충북, 경북, 전북 등 3개도에 걸쳐져 있는 민주지산에서 오는 봄을 맞으러 간다.
천등산=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천등산 산행에는 충주 예성여중 교사로 재직하면서, 대한산악연맹 청소년이사를 역임하고 있는 김영식 교사가 함께 했다. 분교부터 시작해 현재의 학교까지 부임하는 곳에서 산악부를 만들어 학생들에게 등산 교육을 실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김 교사는 자신의 사례를 '청소년과 등산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설명해 특히 학부형 참가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김 교사는 "공부만 강요하다보니 중고교의 산악부가 존폐 위기를 맞고 있다"며 "등산을 다니는 청소년들이 공부 스트레스는 줄어들고 자존감이 높아지는 연구 결과도 있다. 등산은 청소년들의 호연지기를 키우기 위한 최고의 아웃도어 활동"이라고 강조했다.



<천등산은?>

충북 제천시 백운면과 충주시 산척면의 경계지역에 놓여 있으며, 인근의 지등산, 인등산과 더불어 천지인(天地人)을 이루는 유서 깊은 산이다. 북동쪽 비탈면을 흐르는 계류는 제천천을 이뤄 충주호로 흘러들고, 서남쪽 비탈면을 흐르는 계곡물은 영덕천을 이뤄 남한강으로 흘러든다. 서쪽 기슭에 광덕사가 있다.



<산행 참가자>

김창주 김선남 전민수 방재성 김경숙 김정래 안혜연 신승예 이수남 이상일 최애라 김희라 이열희 이현아 김 동 김혜경 이관섭 박승기 김영선 김미선 김수현 김동명 박용봉 이광한 함미경 전병용 이기척 김덕기 윤설희 이재서 하상기 이경환 유호철



'한국 100대 명산 찾기'에 애독자를 모십니다. 2012년 3월 10~11일 충북 영동과 전북 무주, 경북 김천 등 3도의 경계에 위치한 민주지산(1242m)을 찾을 예정입니다. 노스페이스 홈페이지(www.thenorthfacekorea.co.kr)의 '카페' 코너를 방문, '민주지산'을 클릭해 접수하면 됩니다. 신청은 이번달 29일 오후 6시까지 받습니다. 이 가운데 30명을 선정해 산행에 초대합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신청 바랍니다.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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