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 부러움, 실망, 추락, 그리고 추악함.
지난해 11월 최대 주주인 유진그룹 유경선 회장과 2대 주주인 선 회장의 경영권 다툼으로 촉발된 하이마트 분쟁은 시간이 지날수록 부도덕한 금품 비리로 변질됐다.
선 회장은 2500억원이 넘는 회삿돈을 배임 횡령한 혐의을 받고있고, 가족 친지를 계열사와 협력사 요직에 앉혔다. 또 빼돌린 돈으로 자녀들로 하여금 해외 고급 주택을 사게 했다. 연봉 100억원을 받던 선 회장이 직원들 몫으로 주어진 M&A 위로금 중 100억여원을 꿀꺽했다는 대목에선 실소까지 나온다. 납품업체들을 쥐어 짜 딸 그림을 강매하고, 내연녀의 생활비까지 마련하는 등 수백억원을 추가 강탈했다는 검찰 발표내용에 이르면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유경선 회장 역시 선 회장과의 '잘못된 만남'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지난 2008년 하이마트 인수에 1500억원을 더 써낸 기업이 있었으나 유 회장은 뒷돈을 제공하며 헐값에 하이마트를 손에 넣었다. 유진그룹은 하이마트 경영권 분쟁 통에 실적이 떨어지고 기업가치도 하락했다. 유 회장은 배임증재로 검찰에 불구속 기소되면서 2012년 런던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장에서 중도하차, 체면을 구겼다.
하이마트는 지난 3일 이사회에서 한병희 전무를 대표이사 직무대행으로 선임해 경영정상화와 매각을 서두르고 있다. 하이마트 관계자는 "선종구 전 회장을 둘러싼 각족 의혹들에 임직원들이 큰 충격을 받은 것은 사실이나 아직 기소 단계다. 조심스럽게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걱정어린 주위 시선을 잘 알고 있다. CEO의 문제로만 치부할 수 없는 기업 전체의 아픔"이라고 말했다.
소액주주와 일반 국민들은 하이마트가 이참에 환골탈태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기업의 목적은 이윤 추구다. 하지만 여기에 그쳐선 안된다. 담합 같은 꼼수를 배제하겠다는 기업들의 '윤리 경영' 선언이 넘쳐나고 있다. 소비자 뿐만 아니라 내부 임직원들에게도 존경과 신뢰를 받겠다는 뜻이다. 기업의 단기 이윤은 줄어들지 몰라도 잠재적인 경쟁력은 커진다. 소비자들도 비용을 더 지불하더라도 상대적 약자인 제3세계 생산자를 배려하는 '공정 무역' 상품에 더 많은 손길을 보내고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