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았다 일어나면 머리가 핑~빈혈인가 기립성 저혈압인가

최종수정 2012-06-27 10:57

갑자기 일어설 때 머리가 핑 하고 돌고 현기증이 났던 주부 박 모씨(46). 빈혈이라고 생각해 철분제를 먹던 중 지인에게서 '기립성 저혈압' 일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듣고 혹시나 싶어 전문의를 찾았다. 걱정했던 대로 기립성 저혈압이었다.

박씨처럼 앉았다 일어나거나, 누웠다 일어날 때 어지러움을 느껴 멈칫하는 경우가 많다. 속이 메스꺼울 수도 있다. 그렇다면 빈혈이 아니라 기립성 저혈압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지난 3월 발표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 의과대학 크리스틴 존스 박사팀의 연구에 따르면, 기립성 저혈압을 보인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심부전 발병 위험이 평균 54% 높은 것으로 나타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빈혈과 혼동하기 쉬운 기립성 저혈압에 대해 을지대학병원 심장내과 최유정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심혈관계 질환과 혈액계 질환의 차이

고혈압과 달리 저혈압은 일반적으로 수축기 혈압이 90mmHg 이완기 혈압이 60mmHg 이하인 경우를 말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보통 '고혈압보다 더 무서운 것이 저혈압'이라고 말하면서도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피가 모자라서 생기는 병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어지러움을 느끼는 것에서 저혈압과 빈혈을 혼동하는데, 이 둘은 엄연한 차이가 있다.

최유정 교수는 "저혈압은 심장 기능의 이상 등으로 혈관 내 압력이 낮아져 발생하는 것으로 심혈관계와 관계가 있는 반면, 빈혈은 혈액 속의 산소를 운반해 주는 헤모글로빈이 부족해서 생기는 혈액계 질환이므로 차이가 비교적 명확하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저혈압은 원인에 따라 본태성 저혈압과 2차적 저혈압, 기립성 저혈압 등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기립성 저혈압은 진단을 위한 측정 방법이 정해져 있다. 누운 자세에서 혈압을 측정한 다음 일어나서 적어도 3분 이내에 혈압을 측정하는데, 이때 지속적으로 수축기 혈압이 20mmHg, 이완기 혈압이 10mmHg 이상 더 떨어지면서 분당 20회 이상 맥박 수가 늘지 않으면 기립성 저혈압으로 진단한다.

낙상으로 이어져 골절 입기도


기립성 저혈압은 누워 있거나 앉아 있다가 갑자기 일어날 때 일시적으로 심장과 뇌로 가는 혈류량이 함께 줄어들면서 발생한다.

하지만 뇌경색 등으로 인한 뇌손상, 파킨슨병, 당뇨병, 말초신경 병증이 혈압을 조절하는 신경에 이상을 가져와 기립성 저혈압을 유발할 수도 있다. 평소 이뇨제나 혈관확장제, 안정제 등을 장기 복용하거나 당뇨, 알코올 등으로 인한 말초신경병증, 기립성 저혈압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더 쉽게 발생할 수 있다.

보통 저혈압은 심장 질환, 신경계 질환, 약물, 체액 감소, 출혈 등에 의해 발생하기도 하고 특별한 원인 없이 혈압만 낮게 측정되는 경우도 있어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기립성 저혈압의 경우 증상이 비교적 명확하게 나타난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 갑자기 심한 어지러움을 느끼는 것부터 현기증, 무기력, 전신 쇠약감, 구역질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증상이 심한 환자나 고령 환자의 경우에는 눈앞이 하얘지면서 몸의 중심을 잡기가 힘들고, 결국 낙상으로 이어져 골절을 입기도 한다.

그러나 단순히 어지럼증 하나만으로 기립성 저혈압이라고 단정짓는 것은 무리다. 특히 중추신경계질환으로 인한 어지럼증은 뇌에 치명적인 후유증을 남길 수 있으므로 증상이 나타나면 빠른 시일 내에 전문의를 찾아 진단을 받아야 한다.

작은 노력들로 개선 가능

기립성 저혈압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먼저 혈압이 낮은 이유를 찾아 그 원인이 되는 질환을 먼저 치료해야 한다. 대개의 경우 뇌질환, 당뇨성 말초 신경장애인 경우가 많다. 만약 약물에 의한 증상일 경우 전문의와 상담하고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경우라면 작은 노력들로 개선할 수 있다. 먼저 앉았다 일어나기, 누웠다 일어나기 등 체위를 바꿀 때에는 천천히 몸을 움직여주는 것이 좋다. 또 규칙적인 식사를 통해 미네랄과 비타민 등의 영양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음주는 삼가야 한다. 하루 2~2.5ℓ정도의 물을 충분히 마시고 적당량의 염분을 섭취하는 것도 치료를 위한 좋은 방법이다.

또 과격한 운동은 오히려 해를 주므로 주의해야 한다. 만약 이른 아침에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는 경우에는 베개 등으로 조절해 머리를 15~20도 이상 높게 하고 자는 것이 좋다. 장시간 서 있어야 하는 경우에는 수시로 스트레칭을 하고, 다리 정맥혈의 정체를 막기 위해 탄성 양말(스타킹) 등을 신으면 도움이 된다.
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


◇을지대학병원 심장내과 최유정 교수.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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