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의 두 자릿수 전기요금 인상안은 번지수를 잘못 짚었다. 주객이 전도됐고, 누구나 유추 가능한 사실을 왜곡했다.
한전은 주택용과 농사용 전기는 6.2% 소폭 인상하고 교육용은 인상률을 3.9%로 최소화했다고 항변했다. 또 원가절감을 위해 다양한 자구노력 병행도 약속했다.
국민 상당수는 전기요금 인상 자체보다 한전의 납득하기 힘든 행태에 더 뿔이 나 있다. 전기요금은 지난해 8월 4.5% 인상에 이어 12월에 또 4.9% 올랐다. 요금 상승곡선이 너무 가파르다.
무엇보다 한전이 주장하고 있는 전기요금 인상이 전기 절약으로 직렬된다는 논리는 틀렸다. 휘발유값이 오르면 승용차 사용이 줄어들 수 있다.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 수단이 있기 때문이다. 전기는 다르다. 요금이 인상된다고 해서 형광등을 끄고 촛불을 사용할 이는 많지 않다. 전기를 대체할 수단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는 요금 폭탄은 국민 생활의 질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 전기요금이 인상으로 인한 전력사용량 저하는 일시적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한전의 이번 인상안 밀어붙이기는 벽에 부딪혔다. 정부는 받아들이지 않을 태세다. 전문가들은 4~5% 인상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전이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는? 정권말의 혼란을 틈타 손쉽게 살림살이를 펴 보겠다는 생각과 '우리 이렇게 힘들게 산다'는 생색내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