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갈 때 다르고 나올 때 다르다.'
최근 이모(35)씨는 하나SK카드사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유효기간 만료를 앞두고 있어 카드를 해지하려고 하기 바로 직전이다. 하나SK카드 마케팅 직원은 많은 서비스를 앞세우며 카드해지 대신 새로운 카드로 갈아탈 것을 권했다. 직장이 대구인 관계로 기차를 자주 이용했던 그는 기차 관련 5%할인 혜택을 제공한다는 직원의 설명에 '하나SK 빅팟'카드를 신청했다. 이씨에 따르면 마케팅 직원의 말은 이렇다. "전달 카드사용액이 30만원 이상이면 매달 횟수에 상관없이 철도승차권 금액의 5%를 할인받을 수 있다."
그런데 막상 카드를 받고 보니 직원의 설명과 서비스 내용이 달랐다. 할인은 한 달에 고작 2회에 불과했다. 게다가 최대 할인금액은 1만원에 그쳤다. 이씨는 하나SK카드에 항의전화를 했다. 가입 전 서비스와 가입 후 서비스가 다른 것을 지적했다. 그러나 해결은커녕 오히려 기분만 나빠졌다.
이씨는 하나SK카드의 이상한 업무처리에 불만, 한국소비자원과 금융감독원에 신고를 했다. 돌아온 답변은 하나SK카드와 다를 게 없었다. 한국소비자원은 "금융 관련이니 금감원이 처리를 할 문제"라고 했다. 금감원은 "하나SK카드의 잘못된 부분이 있지만 분쟁은 우리소관이 아닌 만큼 법적으로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나SK카드의 잘못은 인정하지만 해결해 줄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일반인에게 금융 관련 민원 해결은 넘기 힘든 벽이다.
법적으로 문제를 하려고 해도 쉽지가 않다. 우선 이씨가 하나SK카드 사장에게 내용증명을 보낼 수가 없다.
내용증명에 필요한 연락처를 기재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연락처를 알 수 없을 뿐더러 회사에 전화를 걸어 요청을 할 경우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는 게 일반적이다. 이씨는 "하나SK카드에 전화를 했지만 상관의 연락처를 알려 줄 수 없다"며 "보내려면 나한테 보내라는 말을 들었다"고 항변했다. 그는 "하나SK카드는 최근 가입자의 혜택이 많다는 점을 강조,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며 "가입 전과 후의 서비스가 다르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하나SK카드는 이와 관련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하나SK카드 관계자는 "가입 전 잘못된 서비스 혜택을 제공한 직원의 실수는 인정하지만 잘못된 정보로 인해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말했다. 제대로 된 서비스를 인지하기 전까지는 당초 가입 당시의 서비스를 적용해서 보상을 하겠지만 인지 이후에는 똑같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카드 가입을 권유했을 때 잘못된 혜택을 설명한 부분은 인정하면서도 가입자가 알고 난 이후에는 해지를 하든, 계속 쓰든 알아서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물론 회사직원의 단순 실수를 회사 전체의 잘못으로 인정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실수가 쌓이다 보면 고객과의 신뢰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증가하는 카드 결제, 민원 대책 마련 필요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용카드 관련 민원이 급증하는 추세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에 접수된 민원건수는 4106건이다. 전년 동기 2936건에 비해 40%이상 늘었다. 민원 상담을 기준으로 하면 양은 급증한다. 올해 상반기 28만4363건이다. 민원 상담은 대부분 가입 전 서비스와 가입 후 서비스의 차이다. 카드사의 치열한 가입자 유치 경쟁이 낳은 폐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카드가입 전화를 받을 때 서비스를 꼼꼼하게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카드사는 절대 손해 보는 장사를 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