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환자 2명 중 1명 '사무직'…꾀병으로 오해받기 일쑤

기사입력 2012-10-29 11:07


직장여성 안영희씨(32)는 최근 이명(귀울림) 치료를 위해 두 달 동안 병가를 내는 과정에서 회사와 힘겨운 줄다리기를 했다. 병가 사유로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것이다. 의사의 진단서를 첨부했지만, 회사 측은 청력에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통원치료를 받으면서 일하라고 요구했다.

안 씨는 "하루 종일 '삐'하는 기계음 장치를 귓속에 달고 생활하는 느낌은 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모른다. 시도때도 없이 귓속에서 울려대는 바람에 불쾌지수는 이미 한계치를 넘어섰다. 업무능률이 눈에 띄게 떨어졌을 뿐만 아니라 자꾸 짜증을 내서 직장 내 대인관계에서도 악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결국 안씨는 의사의 상세 소견서와 이명에 대한 기사 및 자료들을 첨부하고 설득한 끝에 병가를 받아낼 수 있었다.

최근 이명에 걸리는 사무직 직장인들이 늘어나고 있는 반면 이명에 대한 인식도가 낮아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명 환자들은 겉으로 보기엔 멀쩡하기 때문에 꾀병 혹은 정신질환으로 오해를 받는 것이다.

이명은 외부에서 소리의 자극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매미, 모기, 파도, 금속 등 기분 나쁜 소리들이 귀에 들리는 증상을 말한다. 이명의 원인으로는 스트레스와의 연관성이 지적되고 있다.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된 열이 혈관의 압력을 높여 혈류의 흐름을 방해하고, 상대적으로 압력에 약한 달팽이관의 청각세포를 파괴해 이명을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고통의 정도는 당한 사람만 안다. 이명 환자들의 얘기를 종합하면 특정 사물의 소리가 들리고 자려고 하면 더 크게 들려서 잠도 잘 못 잔다. 또한 어지럼증도 동반되고 속이 메스껍고 우울증도 생긴다.

마포소리청한의원 유종철 원장은 "이명환자 가운데 2명 중 1명은 사무직이다. 그만큼 이명은 스트레스 강도와 긴밀한 관련이 있다. 휴식을 취하고 조심하라는 몸의 신호로 받아들이면 된다. 그러나 자의반타의반 이를 무시하다가 중증이 돼서야 부랴부랴 의료기관을 찾는다"고 밝혔다.

보통 발병 6개월 이내를 적정 치료시기로 보는데, 이때를 놓치면 쉽사리 좋아지지 않고 치료기간도 더 소요된다. 그래서 초기 대응이 가장 중요하다. 일단 이명이 발병하면 잘 먹고 충분한 휴식을 갖는 것이 좋다. 목과 어깨의 근육이 뭉쳐있으면 증상이 심해질 수 있어 스트레칭이나 마사지 혹은 반신욕을 통해 꼼꼼히 풀어줘야 한다.

유종철 원장은 "이명은 정서불안정, 잘못된 섭생과 생활습관 등으로 인한 인체 정기 손상, 직업 또는 주거에서 오는 생활환경 공해 등 일종의 문명병이라고 할 수 있다"며 "자연친화적인 식생활 습관과 긍정적인 사고방식이 치료에 보탬을 준다"고 설명했다.
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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