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어렸을 적만 해도 '사람은 밥심으로 산다'고 했다. 고봉으로 꾹꾹 눌러 담은 새하얀 쌀밥이 부의 상징이었고 어른들을 만나면 '밥은 먹었니?' 라는 안부 인사를 듣고는 했다. '쌀독에서 인심난다', '익은밥 먹고 선소리 한다', '남의 밥은 맵고도 짜다' 등등 밥과 관련된 속담이 무수히 많은 것을 봐도 우리의 삶이 얼마나 밥과 긴밀히 연결되어 왔었는지를 알 수 있다. 보릿고개를 넘던 시절 고봉밥은 서민들의 꿈 중의 꿈이었다.
밥상에 감자 고구마 반찬이나 묵, 어묵 등이 있었거나 간식으로 떡, 빵, 믹스커피를 먹고 사과를 반개가 아니고 한 개 먹었다면 탄수화물 섭취량은 권장 섭취량을 쉽게 넘기게 되니 당신의 오늘 식사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라.
탄수화물은 우리 몸의 주 에너지원이기 때문에 먹는 족족 에너지로 쓰인다. 여분의 탄수화물은 지방으로 저장된다.
지방으로 저장된 탄수화물은 뱃살, 옆구리살 등이 되어 맵시를 망칠 뿐 아니라 간에서는 지방간 혈관에서는 고혈압 심지어 세포에서는 암의 원인으로까지 지목 받고 있어서 암 환자들에게 탄수화물을 극도로 제한하는 케톤식이가 권장되기도 한다.
우리의 건강을 지키는 길은 의외로 간단한 데에 있다. 바로 하루하루의 식단을 조정하는 것이다.
얼마 전 '일시적인 불황일 때는 스트레스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매운맛을 선호하지만 지금 같이 장기 불황일 때는 단맛을 추구하게 된다'는 분석을 보았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우리는 더 많이 탄수화물의 섭취 유혹에 시달리게 된다는 얘기다. 하루를 돌이켜 보면 우리는 수많은 탄수화물의 섭취 기회를 만나게 된다.
시럽을 넣은 달달한 커피, 무심코 집어든 식탁 위의 바나나 한 개, 건강에 좋다고 우리가 갈아 마시는 사과·바나나를 넣은 건강 주스들, 퇴근 후 동료들과의 가벼운 한잔 등 이 모든 것들이 당신의 한 끼 밥 한 그릇과 바꾸어야 할 것들이다. 현대인에겐 매끼 밥 한 그릇을 다 챙겨먹는다면 포기해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다.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인가? 밥을 적게 먹어야 건강하게 살 수 있다.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섭취 비율을 반드시 지켜야 건강을 지킬 수 있다
가난했던 시절에는 절대적으로 먹을 것이 적어서 밥심이 우리의 건강을 지켜왔다. 지금은 먹을 것이 천지인 세상이다. 현명하게 잘 가려 먹지 않는다면 밥심이 우리의 건강을 해치게 될 것이다. 글·김혜연 밸런스미클리닉원장(대한비만체형학회 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