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관 마방 소속의 '파워블레이드'는 지난달 29일 경기도과천의 렛츠런파크서울에서 펼쳐진 브리더스컵(GⅢ)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날 우승으로 김영관은 13개 오픈경주를 모두 석권하는 '슈퍼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오픈경주'는 서울-부경에서 활약 중인 2954두의 경주마가 실력을 겨루는 무대로, 총 상금은 65억원에 달한다. 마주와 조교사를 포함한 우승 상금만 36억원(서울 1위 상금 55%기준)에 이른다. 경주마의 연령 및 성별, 산지 등 다양한 제한 탓에 실력 만으로 출전 기회가 돌아오지 않는 만큼 마방에 철저한 준비를 거친 준마들이 버티고 있어야 한다. 김영관의 기록이 더 빛나는 이유다.
김영관 마방에는 '파워블레이드'를 비롯해 '퀸즈블레이드', '트리플나인', '오뚝오뚝이', '록밴드', '감동의바다', '장풍파랑', '노바디캐치매', '인디밴드' 등 경마팬이라면 누구든 알 수 있는 명마들로 편성되어 있다. 이들이 합작한 대상경주 승수가 22승에 달한다. 그 어떤 제한조건이 걸린 경주에서도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를 최소 2마리는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이 김영관 조교사가 가진 강력한 힘의 원천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슈퍼 커리어 그랜드슬램은 한동안 깨지기 어려운 기록으로 남을 전망이다. 최강의 암수 마필을 거느려야 하는 마방을 구성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당대불패'가 대상경주 7회 제패라는 기록을 남긴 바 있으나, 숫말로 암말 경주에는 출전하지 못한 바 있다.
김영관은 '브리더스컵' 우승으로 받은 조교사 상금 2000만원 전액을 재활승마 분야에 기부할 예정이다. 그는 "재활승마 활성화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기부 취지를 밝혔다, 또한 "나와 같은 후배 조교사들이 더 많이 나와 한국 경마가 대중 스포츠로서의 위상을 더욱 발전시키는 데 기폭제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한국마사회는 김영관의 대기록 작성을 축하하기 위해 슈퍼 커리어 그랜드슬램 기념패를 제작, 증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