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여러 차례 경영권 분쟁이 벌어졌던 국내 대표적인 가구업체인 보루네오가구가 또 한 번 경영권 분쟁이라는 홍역을 치루고 있다. 가구산업의 침체로 매출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2012년 이후 대주주가 다섯번이나 바뀐 보루네오가구가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못하고 다시 경영권 분쟁에 휩싸인 것. 더욱이 전직 임직원의 횡령 혐의가 불거지며 상장폐지 위기에까지 몰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낮은 대주주 지분율로 인해 적대적 기업인수·합병(M&A)이 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는 보루네오가구의 최근 경영권 관련 일련 분쟁들이 최대주주를 비롯한 경영진 능력부족에 따른 결과로 보고 있다.
게다가 최대주주인 전 회장의 지분은 15%가량 남짓이다.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낮을 경우 매출이 우호지분 확보에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이런 면에서 봤을 때 보루네오가구는 최대주주의 낮은 지분율과 매출 부진, 낮은 주가는 경영권 위협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어 경영권 분쟁 발생 가능성이 높은 구조다.
실제로 보루네오가구는 2012년 이후 경영 악화 등으로 최대주주가 다섯 번 바뀌었고, 최근 2년 사이에는 대표이사가 일곱 차례나 교체됐다.
보루네오가구는 지난 9월 김환생 전 삼우개발 사장을 대표이사에 선임했지만 2개월 만에 송달석 대표로 바뀌었다. 송 대표는 김 전 대표가 취임하기 직전인 지난 3월까지 대표직을 지냈던 인사다.
그러나 최근 들어 소액주주를 중심으로 임시주총을 통한 새로운 대표이사 선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1년여 사이 네 차례의 대표이사 교체가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기존 경영진 측은 일단 경영권 확보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전 회장은 소액주주의 임시주총과 관련해 적대적 M&A 가능성까지 언급한 바 있다.
보루네오가구의 최대주주인 전 회장은 지난 23일 자료를 통해 "지금 경영권을 공격하고 있는 M&A세력은 여러 상장기업을 인수한 후 상장폐지를 이끌었다"며 "지금의 참담한 상황은 적대적 M&A 세력과 뜻을 같이 한 옛 경영진에 의한 것"이라고 최근 상황을 밝히기도 했다. 보루네오가구 측은 또 "보루네오가구의 미래를 과연 새로운 이사 후보자들에게 맡길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전용진 회장측은 임시주총을 대비해 우호세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우호지분 확보를 통해 경영권 분쟁의 조기종식과 함께 경영권 안정을 꾀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상황은 녹록지 않다. 한국거래소는 최근 사측이 전 임직원의 횡령 배임 혐의를 공시한 것과 관련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 유가시장본부는 지난 24일 보루네오가구 주권에 대한 매매거래를 정지하고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매매거래 정지는 보루네오가구가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제49조에 의한 기업심사위원회 심의 대상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서다. 기업심사위원회 심의는 기업의 유가증권시장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짓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절차 중 하나다. 심의 대상에 들어갈 경우 보루네오가구는 상장폐지라는 최악의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