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업 블루칩' 말산업, 패러다임 변화 이끈 현명관 회장

기사입력 2016-03-31 15:23



'말산업'이라는 단어는 대중에게 생소하다.

말산업은 단순한 말 사육 및 운영을 넘어 사료 제조 및 용품, 의약품 제조, 분뇨 처리, 경마 및 승마 인프라 건설, 수송차량, 전문 인력 양성 등 1차에서 3차까지의 넓은 범위에 걸친 사업이다. 해외에선 오래 전부터 귀족스포츠로 대접 받아오면서 미래형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을 거듭 중이다. 국내선 여전히 '사행산업', '도박'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12년 말산업 육성을 통한 농어촌경제 활성화를 통한 새로운 농가소득원으로 발전한다는 비전을 담은 '말산업 육성 5개년 종합계획'을 수립했다. 하지만 계획 수립 초반만 해도 정책만 결정됐을 뿐 본격적인 변화의 실현을 이끌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패러다임의 변화를 이끈 인물은 현명관 한국마사회장이다. 삼성물산 회장 출신으로 이건희 회장과 함께 '제2의 창업'을 이끌었던 경영혁신 전문가 기질은 마사회로 고스란히 투영됐다. 말산업 종합계획 수립 1년여 뒤인 2013년 12월 마사회장에 취임한 뒤 곧바로 강도높은 경영변화를 실시했다. '신의 직장'으로 불리던 대표적 방만기업이었던 마사회가 먼저 변화했고 말산업 종합계획 추진도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현 회장이 말산업 발전을 위해 가장 공들인 분야 중 하나는 '승마 인구 확대'다. 말의 활용은 그동안 경마 관련 산업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하지만 경마장과 한해 경주 수는 법적으로 늘어나기 어렵다, 따라서 말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는 승마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현 회장은 "세살 승마 여든 간다"는 말과 함께 승마인구 확대를 위해 지난해 전국 30곳의 렛츠런 문화공감센터(렛츠런CCC) 내 승마교실을 운영 하기로 했다. 회당 2만5000원의 가격으로 승마를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은 1000명이 넘는 수강생이 몰리며 인기를 받았다. 또한 어린이 승마축제 및 유소년 승마클럽 대항전개최 등 어린시절부터 승마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는데도 힘썼다. 2016년부터 승마가 전국소년체전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어 유소년용 승용마 보급도 확대되는 환경이 마련되면서 정책도 탄력을 받았다.

혁신의 결과는 뚜렷했다. 2015년 승마체험 인구는 83만 406명으로 전년대비 7.7% 증가세를 보였으며 말산업 규모는 3조 2303억원으로 집계, 2012년 말산업 육성 5개년 계획 이후 말 두수, 말 사업체수, 승마장 및 승마인구 확대 등 수요-공급 측면에서 지속적 증가를 보이고 있다.

마사회에서는 2016년 말산업 컨설팅을 시행 중이다. 승마시설 및 말관리, 인력관리 등 말산업에 관련된 전반적인 분야에 걸쳐 무료로 상담이 이루어지며 말산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신청 가능하다. 유선, 내방, 찾아가는 컨설팅 등 이용자의 편의에 중점을 둬 각광을 받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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