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자업계, 코로나19 위기에도 신증설 투자 계속 …"상반기만 버티자"

이미선 기자

기사입력 2020-04-19 14:29


코로나19 이후 세계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전자업계는 신설·증설 투자를 계획대로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터리 업계는 현지 정부의 특별허가를 동원해 준공 계획 차질을 최소화하고 있고,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업계도 현재로선 계획 변경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코로나19가 상반기를 넘어서까지 진정되지 않는다면, 불확실성 증가와 재무 부담에 따른 투자 계획 변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동유럽 배터리 공장의 준공 일정을 맞추기 위해 현지 정부의 특별 허가를 받고 기술자들을 파견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지연된 투자계획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LG화학은 연말까지 폴란드 배터리 공장 생산능력을 올해 초의 2배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도 헝가리 2공장을 내년 상반기에 준공하고, 1공장은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LG화학은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작공장을 올해 중순 착공할 계획이다. 미국에서는 코로나19가 잦아들지 않고있으나, 오히려 GM측이 테슬라 견제를 위해 착공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도 EVE에너지와 합작한 중국 제2공장인 옌청 공장을 올 하반기 완공하는 것을 목표로 건설중이고, 미국 조지아 1공장도 1단계 공사를 내년 하반기까지 완공할 예정이다.

다만 코로나19로 출장이 자유롭지 못해 일부 지역 투자 계획은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LG화학의 중국 지리차 합작 공장의 경우 지난해 말 착공 계획이었으나 부지 선정 단계에서 나아가지 못하고 있으며 현지 상황에 따른 추가 지연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LG화학과의 배터리 소송, 정유·석유화학 부문 실적 악화 등으로 미국 조지아 2공장 착공 시기를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는 시장 상황에 따라 해외 공장 증설을 결정하는 만큼 당분간 수요가 다소 정체된 유럽 공장에서 신중한 투자 기조를 유지할 계획이다.


반도체 업계도 장기적인 시황을 고려해 진행 중인 신증설 계획을 큰 변경 없이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 2공장 증설 작업에 자사 임직원과 협력사 직원들을 특별 파견하기 위해 파견 시점과 규모, 비자 발급, 격리 기간 등을 현지 정부와 협의 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중국 시안 2공장 1단계 투자 출하식을 계획대로 진행했으며, 2단계 투자는 내년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안 공장은 지난해 중국 러커창 총리가 직접 방문해 투자 일정을 언급한 만큼 앞으로의 계획도 정상적으로 추지된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는 국내 평택 2기 라인도 연내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평택 극자외선(EUV) 전용라인은 올 하반기 가동된다.

SK하이닉스도 경기 이천 M16 공장을 올 하반기 준공할 계획이고,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 중국 합작 공장은 2분기 완공될 예정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 시안 2공장과 SK하이닉스 우시 공장의 장비 셋업은 약 3주 정도 지연됐으나 연초 설비 투자 계획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올해 세계 반도체 설비투자 규모가 지난해 대비 3% 줄어든 수준으로 코로나19의 영향이 거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반도체 업계 불확실성이 확대됨에 따라 현재 진행되고 있는 투자계획 외의 추가 증설은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하나금융투자는 삼성전자에 EUV 장비를 공급하는 네덜란드 ASML은 올해 1분기 출하 계획 35대 가운데 4대만 출하했으며 코로나19로 셋업과 승인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적자 탈출이라는 과제를 안게된 LG디스플레이는 해외 공장에 기술 인력을 급파하며 미래 먹거리 확보에 나섰다.

지난달 LG디스플레이는 중국 광저우 유기발광다이오트(OLED) 패널 공장에 임직원 290여명을 특별 입국시켰다. 올 1분기 내 양산 준비 목표를 지키지 못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일정을 앞당겨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베트남 OLED 모듈 공장에 엔지니어 300여명을 전세기로 급히 파견해 설비 개조 작업에 투입시켰다. 현지 공장 추가 생산라인에 대해서도 현재 설비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삼성디스플레이는 대형 LCD 패널 사업을 내년부터 중단하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국내 충남 아산사업장에 구축하고 있는 QD(퀀텀닷) 디스플레이 생산라인 가동 일정만큼은 사수해야 하는 입장이다.

이미선 기자 already@sportschosun.com


▶무료로 알아보는 나의 운명의 상대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