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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아파트와 저가아파트 가격 차, 역대 최대로 벌어져…3.3㎡당 1억원 이상 아파트도 3년 전보다 30배 늘어

기사입력 2021-01-27 13:21


지난해 전국 고가아파트와 저가아파트의 가격 격차가 역대 최대로 벌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지난해 집값이 크게 뛰면서 3.3㎡당 1억원이 넘는 초고가 아파트 거래가 800건에 육박했다.

27일 KB국민은행 월간 주택가격 동향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아파트 5분위 배율은 8.5로, 관련 통계 조사가 시작된 2008년 12월(8.1) 이래 가장 높았다.

5분위 배율은 주택을 가격순으로 5등분해 상위 20%(5분위) 평균 가격을 하위 20%(1분위) 평균 가격으로 나눈 값이다. 고가주택과 저가주택 간의 가격 격차를 나타내는 것으로, 이 배율이 높을수록 가격 차가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12월 전국 1분위 아파트 평균 가격은 1억1192만원으로, 전년 12월의 1억835만원 대비 375만원 올랐다. 이에 비해 5분위 아파트의 평균 가격은 9억5160만원으로 1년 전의 7억3957만원보다 2억1203만원 상승했다.

전국 아파트 5분위 배율은 2019년 12월 6.8에서 작년 12월 8.5로 증가, 연간 최대 변동폭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지역별 5분위 배율은 대전(5.7), 울산(5.4), 광주·부산(5.3), 경기(4.8), 대구(4.6), 서울(4.2), 인천(3.9) 등의 순서로 높았다. 권역별로는 수도권(6.6), 기타지방(5.6), 5대 광역시(5.2)의 순이었다. 특히 지난해 경기, 인천,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울산은 아파트값 5분위 배율이 2013년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높았다.

그러나 서울은 작년 12월 5분위 배율(4.2)이 2019년 12월(4.8)보다 유일하게 낮아진 지역이었다. 서울을 제외하고 모든 지역에 걸쳐 주거 양극화가 심화한 것이다.

서울은 1분위 아파트값이 2019년 12월 3억719만원에서 지난해 12월 4억7836만원으로 1억817만원 뛰었다. 같은 기간 5분위 아파트값은 17억6158만원에서 20억13만원으로 1년 새 2억3855만원 올랐다. 서울의 경우 저가아파트마저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배율은 낮아진 것으로 여겨진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지방은 지난해 광역시를 중심으로 풍부한 유동성에 따른 구매력과 소득 격차가 반영되면서 국지적으로 부촌이 형성되는 현상이 가속했다"며 "반면 서울은 전세난과 불안 심리에 따른 젊은 층의 공황 구매, 강남을 겨냥한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 등의 영향으로 고가 주택보다 중저가 주택의 가격 상승률이 가팔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들어서는 서울뿐 아니라 지방도 전세난에 따른 매수 수요가 지속하면서 중저가 주택이 주목을 받는 분위기다. 고가주택이 저렴해 보이는 착시 효과나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은 나타나겠지만, 전국적으로 가격이 상향 평준화하며 주거 양극화가 완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지난해 집값이 크게 뛰면서 초고가 아파트 거래도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정보제공업체 경제만랩이 국토교통부 부동산 실거래 정보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3.3㎡당 1억원 이상에 거래된 아파트는 총 790건으로 전년의 639건보다 23.6% 증가했다. 작년 거래량은 2018년의 228건과 비교하면 3.5배 많은 것이고, 2017년의 26건에 비해서는 30배 넘게 증가한 것이다.

거래량뿐 아니라 3.3㎡당 1억원이 넘는 단지도 2017년 3곳에서 지난해 68곳으로 크게 늘었다.

3.3㎡당 1억원 이상 아파트가 가장 많은 지역은 서울 강남구로 38개 단지였다. 이어 서초구 23개 단지, 송파구 5개 단지가 3.3㎡당 1억원이 넘어 이른바 '강남 3구'가 대다수를 차지했다.

실제 거래를 보면 작년 3월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 전용면적 56㎡는 30억9천500만원(4층)에 거래되며 3.3㎡당 가격이 1억8000만원에 달해 전국에서 3.3㎡당 가격이 가장 높은 거래로 조사됐다. 업계 관계자는 "이 아파트는 재건축 진행 아파트로, 입주 후 넓은 주택형을 받을 수 있는 미래가치가 반영돼 가격이 높게 책정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84㎡는 지난달 37억2000만원(14층)에 거래되며 3.3㎡당 가격이 1억4472만원을 기록해 두번째 비싼 거래로 꼽혔다.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59㎡는 작년 6월 25억원(12층)에 매매되며 3.3㎡당 1억3776만원에 거래됐고,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27㎡는 작년 7월 11억5000만원(5층)에 매매 계약이 이뤄져 3.3㎡당 1억3734만원에 거래됐다.

전셋값이 3.3㎡당 9000만원이 넘는 단지도 나왔다. 강남구 일원동 래미안 개포 루체하임 71㎡는 지난달 보증금 20억원(20층)에 전세 계약서를 쓴 것으로 신고돼 3.3㎡당 가격이 9223만원에 달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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