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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반도체 경기 개선 등으로 올해 수출 크게 회복…급격한 인플레는 제한적"

이미선 기자

기사입력 2021-03-11 13:52


올 한해 반도체 및 자동차 분야 수출과 관련, 장밋빛 전망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우리나라 수출이 세계 경기 회복 등으로 인해 지난해보다 상당 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11일 한은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의결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향후 수출 여건을 이렇게 예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은은 코로나19 이후 재화 소비 증가, 비대면 수요 확대 등 소비 경향 변화와 이동 제한조치의 영향에 따라 품목별 수출 여건이 차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3분기 이후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온 반도체는 세계적인 IT 기업의 서버용 수요 회복, 5세대 이동통신(5G) 스마트폰 시장 성장 등으로 수출 여건이 양호할 전망이다.

자동차는 경기 회복, 전기차 수요 확대 등으로 수출에 긍정적이다. 한은은 또 철강 및 기계류가 전방산업 수요 회복, 주요국 인프라(기반시설) 투자 등으로 수출 여건이 개선되고, 석유제품 역시 이동 제한조치 완화, 국제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수요가 늘고 단가도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화학공학품도 주요국의 추가 경기부양책에 따라 섬유, 전자 등 전방 산업 업황이 점차 회복하면서 전반적인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은은 백신 보급에 힘입어 주요국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면 의약품·진단 도구 등의 수요가 줄어 화공품 수출 개선에 제약이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분기별로 봤을 때는 지난해 2분기 큰 폭 감소세에 따른 기저효과로 '상고하저(상반기에 높고 하반기에 낮은)'의 모습을 띨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달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상품 수출(국내총생산 중 실질 재화수출)이 지난해보다 7.1%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올해 상반기에는 13%, 하반기에는 2% 수출이 늘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해 수출의 국내총생산 성장 기여도는 1.5%포인트로 한은은 예측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 주요국의 추가 경기부양책 시행 등으로 경기가 회복되면서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이다.


하지만 백신 보급이 늦어지고, 변이 바이러스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은 수출에 부정적이다. 한은은 "백신 접종으로 대면 활동이 재개되더라도 서비스 산업 위주로 주요국 경기가 회복돼 재화 소비가 제약되면 수입 수요의 추가 개선세가 완만해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조 바이든 미국 정부 출범으로 미국 무역정책의 불확실성이 전반적으로 완하할 수 있다는 점은 국내 수출에 긍정적이다. 불확실성 완화가 국제적인 투자 심리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한은은 "미국의 대중 무역 정책 변화로 양국 간 갈등이 심해질 수 있는 점은 수출을 제약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제유가 상승도 석유제품, 화공품 수출 단가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수출 증가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할 수 있다. 통상적으로 유가 상승은 경기 회복을 제약해 수출 물량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최근의 유가 상승은 생산 감축 같은 공급 요인보다는 원유 수요 회복에 따른 것으로 우리나라 수출 물량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한은은 판단했다.

한편 한은은 앞으로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 주요국에 급격한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나타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진단했다.

이날 한은이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완화적 통화정책 등이 금융시장에 반영되면서 한국과 미국, 독일, 이탈리아, 호주 등 주요국에서 기대인플레이션 지표가 지난해 3월 이후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설문조사에서 드러난 우리나라와 미국 일반인의 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도 최근 국제원자재·식료품 가격 상승과 경기개선 기대 등의 영향으로 상승했다.

한은은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이후 억눌렸던 수요의 분출, 기저효과 등에 단기적으로 물가상승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는 대체로 견해가 일치하지만, 중장기 시계에서 인플레이션 향방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대규모 재정지출에 따른 유동성 확대, 글로벌 공급망(GVC) 약화 등은 인플레이션 압력 요인이긴하나, 안정적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이나 인플레이션에 대한 중앙은행의 대응 수단, 고용부진 등 인플레이션 억제 요인도 많다는 설명이다.

한은은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상황에서 우리나라를 비롯해 주요국의 급격한 인플레이션 확대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면서 "다만 백신접종 등에 따른 빠른 경기회복과 경제활동 정상화로 억눌렸던 수요가 분출하고 국제원자재가격이 오르면 인플레이션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추이를 주의깊게 지켜봐야한다"고 말했다.

이미선 기자 alread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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