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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가정의 달 5월, 경마를 만들어가는 이들이 전하는 '나의 인연'

푸름을 머금은 5월도 어느새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 '가정의달' 5월은 기념일이 많아 더욱 특별한 달이기도 하다. 5일 '어린이날', 8일 '어버이날', 15일 '스승의 날', 21일 '부부의 날' 등 가장 가까우면서도 고마운 사람들을 되돌아볼 수 있는 달이기 때문이다. 경마공원에도 이러한 남다른 인연으로 맺어져 변치 않는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이들이 있다. 지금의 5월이 더욱 애틋하게 다가올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자.

2001년 일간스포츠배 우승 당시 지용철 조교사와 김동철 조교사(당시 기수). 사진제공=한국마사회
2001년 일간스포츠배 우승 당시 지용철 조교사와 김동철 조교사(당시 기수). 사진제공=한국마사회

힘들 때 손 내밀어 준 스승이자 은인… 20년을 넘어선 만남 '지용철(49조) - 김동철(53조)'

스승과 제자 관계 이상의 조금 더 특별한 그들의 인연도 21년 전 5월에 처음으로 시작됐다. 2000년 당시 기수로 활약했던 김동철 조교사는 성적이 두드러지지 않아 기승도 많이 못하던 시절이라고 회상했다. 그렇게 힘들고 괴롭던 시절 그에게 선뜻 손을 내밀어줬던 사람이 바로 지용철 조교사였다.

김동철 기수의 경주 결과가 좋지 않았음에도 지용철 조교사는 그를 신뢰했다. 좋은 말을 탈 수 있는 기회는 계속 주어졌다. 김동철 기수는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었지만 성적이 나오질 않아 불안감도 그 만큼 컸다. 이제는 더 이상 타기 힘들겠구나 하던 시점에 지용철 조교사가 김동철 기수를 호출했다. 마음의 정리를 하고 간 자리에서 돌아온 대답은 실력이 쌓일 때까지 우리 마방에서 열심히 해보라는 제안이었다.

지용철 조교사의 믿음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성실한 게 제일 눈에 띄었어요" 지용철 조교사의 대답은 확실했다. 아끼는 후배이자 제자인 김동철 조교사가 너무 착해서 걱정이라는 말이 앞섰지만 끝은 역시나 칭찬으로 흘러갔다. "성실성은 시간이 흘러가면 주변에서 다 보는 눈이 있으니까 자연스럽게 나타나게끔 돼 있어요."

그렇게 시작된 그들의 연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인품이나 사람을 대할 때 '조교사님처럼 돼야겠다'라는 그런 목표의식을 가졌고 조교사로 데뷔를 하고난 지금까지도 항상 많이 배우려고 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김동철 조교사에게 지 조교사는 같은 길을 걷는 '동반자' 그 이상이다. "내년에는 은퇴를 앞두고 계신데 항상 건강하셨으면 좋겠어요" 김동철 조교사가 전하는 마지막으로 전하는 한 마디에서 지용철 조교사에 대한 감사와 고마움이 묻어 나왔다. 요즘도 함께 제주도 등 좋은 말을 보기 위한 출장도 함께 다니고 있다는 그들,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봄 햇살만큼 따스한 그들의 인연이 앞으로도 쭉 계속될 것 같다는 데는 의심할 여지가 없어 보인다.

박재이-김혜선 기수 부부. 사진제공=한국마사회
박재이-김혜선 기수 부부. 사진제공=한국마사회

언제나 함께 한다는 특별함 … 경주 이야기로 신혼을 채우고 있다는 '김혜선 - 박재이 기수 부부'

지난 3월, 1년 8개월의 기다림 끝에 '슈퍼땅콩' 김혜선 기수가 드디어 복귀했다. 2019년 동료 기수 박재이 기수와의 결혼에 이은 출산이라는 겹경사의 기쁨을 가득 안고 경주로로 돌아온 그녀에게 복귀 소감과 가족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전화 인터뷰 중에도 아들 '찬이'의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들릴 정도로 바쁜 엄마였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밝고 활기가 넘쳤다.

기수 부부의 일상엔 역시 경마 이야기가 빠지지 않았다. 김 기수는 "남편과 함께하며 힘들 수 있는 일에 재미를 찾으니까 일 자체가 더 재미있어지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며 "같은 직업이니까 서로 이해하고 운동도 같이 하며 선의의 경쟁이라는 시너지도 생긴다"고 말했다. 아침부터 새벽까지 탔던 말에 대한 이야기, 말을 타보며 이해가 되지 않는 점을 서로 공유하며 그렇게 부부는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어 가고 있었다. 김혜선 기수에게 인터뷰를 마치며 남편에게 전하는 한 마디를 부탁했다. 그녀는 "우리 아직 신혼인데 살날이 많은 만큼 지금처럼 서로 잘 맞춰가면서 잘 했으면 좋겠다"며 애정을 과시했다.

부부의 요즘 관심은 둘 중 누가 먼저 승수를 채우는지에 쏠려있다. 김혜선 기수의 300승(27일 현재 286승)과 박재이 기수의 100승(27일 현재 86승). 선의의 경쟁을 넘어 과연 누가 먼저 웃을 수 있을지, 공교롭게도 이번 주를 기준으로 남은 승수가 두 사람 모두 똑같이 14승이 남은 상태다.

'2년차 신혼' 기수 부부의 하루는 어떻게 흐르는지도 궁금했다. 박재이 기수는 "와이프랑 같이 일어나서 훈련을 하고 끝나면 못 다한 잠을 보충하고 공기 쐬러 까페 같은데 가서 쉬거나 아니면 맛있는 거 먹으러 갑니다"며 단란한 가정의 행복이 느껴질 정도로 밝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마지막으로 그는 코로나19로 만나지 못하고 있는 경마 팬들에게 "일단은 둘 다 안 다치는 게 최우선이고 아내도 저도 열심히 할테니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로 끝인사를 전했다.

이혁기수와 아버지인 13조 이희영조교사. 사진제공=한국마사회
이혁기수와 아버지인 13조 이희영조교사. 사진제공=한국마사회

대를 이은 경마 부자(父子)의 애틋한 마음 … 함께 호흡을 맞춰 일군 2014년 '과천시장배' 우승 기억나

'조교사' 아버지와 '기수' 아들이 기억하는 가장 특별한 순간은 언제였을까. 두 사람의 대답은 동일했다. 바로 2014년 10월 11일 '코스모스킹'으로 함께 과천시장배를 우승했던 순간이었다.

이희영 조교사는 아들이자 파트너인 이 혁 기수를 냉철하게 분석했다. "순발력도 좋고 스타트나 이런 것도 남다른 게 있어요"라는 칭찬도 있었지만 사실 처음부터 이렇게 성장할 거라 기대한 것은 아니었다. 그는 10년 전에 처음 아들이 기수를 한다고 했을 때 기수에 도전한다는 것에 걱정이 많았다고 한다. 아버지가 봤을 때는 체중 관리와 체력 유지 등 결코 쉬운 직업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잘 시켰다고 생각해요, 지금도 체중 조절이나 이런 것도 잘하고 있고 본인도 만족하고…" 기수 생활에 있어 필연적인 부상을 걱정하는 마음 또한 아버지의 마음이었다. "지금도 말 타다가 다치거나 부상을 입으면 마음이 속상한데 이거는 저나 아들이나 이 길을 걷는 동안에는 감내해야 되는 상황이니까요. 그래도 잘 견뎌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느덧 데뷔 10년차를 맞은 이 혁 기수 역시 아버지가 없었다면 기수를 꿈꾸지도 않았을 거라 이야기했다. 그는 경마공원에서 어렸을 때부터 주변 분들로부터 아버지가 정말 좋으신 분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으며 자랐고 이런 '선한 영향력'을 전해주신 아버지 덕분에 기수 생활하면서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경마 부정 조심해라, 사람 만나는 거 조심해라 등 이런 부분에 대해 항상 강조하세요"라며 든든한 버팀목 같이 자리를 지켜주시는 아버지에게 감사의 인사를 꺼냈다. 이 기수는 "아버지께 인사를 전하려니 어색하긴 한데, 아버지께서 제 경주마다 기도를 하신다고 해요, 이제 제 걱정은 마시고 아버지 먼저 건강도 챙기시고 운동도 꾸준히 하셨으면 좋겠습니다"라며 아버지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쑥스럽게 전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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