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 증식과 성장, 생존을 촉진하는 선천면역 유래 단백질의 조절 기전이 규명됐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생명과학부 서준영 교수 연구팀은 항암 면역 작용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인터페론에 의해 발현되는 단백질 바이페린의 암 대사 조절 기능과 작용 기전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암세포는 주변 면역세포를 포함한 다양한 세포들이 분비하는 사이토카인에 노출돼 있다. 최근 항암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다발성 사이토카인으로 알려진 인터페론에 의해 활성화된 JAK/STAT 경로도 암 대사 조절에 관여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하지만 이에 대한 명확한 작용 기전은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인터페론 유발성 단백질 중 '바이페린(Viperin)'의 암 대사 조절 기능과 작용 기전을 연구했다.
먼저 연구팀은 다양한 유형의 암 조직에서 바이페린 발현이 높은 것을 확인했다. 위암(288명), 폐암(230명), 유방암(1981명), 신장암(443명), 췌장암(184명), 뇌암 환자(206명)의 암 조직에서 바이페린 발현이 높게 나타났고 발현량이 높을수록 암 환자의 생존율이 낮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암세포에서 바이페린의 대사 조절 기능을 확인하기 위해 바이페린 발현을 억제하거나 높게 발현하는 암세포주를 제작해 분석했다.
분석 결과 바이페린은 암 미세환경에서 인터페론 뿐만 아니라 산소 부족, 영양분 결핍에 의해서도 발현이 유도돼 암세포의 에너지 대사와 지방산 합성을 촉진해 암세포가 증식하고 생존할 수 있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암세포 중 항암 치료제에 내성을 지니고 다양한 암세포들로 분화가 가능한 암 줄기세포에서 바이페린이 발현해 대사 변화를 촉진하고 암 줄기세포의 특성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바이페린의 기능은 이종이식 마우스 실험모델에서도 종양 성장을 촉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준영 교수는 "항암 면역 작용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인터페론에 의해 발현되는 바이페린 단백질이 암 줄기세포와 암세포의 대사를 조절해 암 증식과 성장, 생존을 촉진하는 새로운 기전을 규명했다"면서 "이번 연구를 통해 기존 항암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하고 암 대사를 표적하는 치료제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임상연구저널(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 최신호에 게재됐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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