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모를 특별함이 있다. 충청남도 홍성, 그곳엔 즐거움이 가득하다. 한적한 농촌에 있는 그저 그런 도시가 아닐까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산과 바다를 모두 품고 있고, 산해진미를 맛볼 수 있다. 무엇보다 가까운 역사적 인물을 간접적으로 만날 수 있어 특별함을 더한다. 도심 한복 판에 있는 성곽길도 인상적이다. 최근에는 남당항을 중심으로 해양관광명소 만들기가 한창이다. 모래를 부어 백사장을 만들고, 서부 해안 지형을 바꿨다는 이용록 홍성군수의 '뚝심'이 더해진 대규모 프로젝트다. '조금은 천천히, 그래도 과분한' 충청도식 풍류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곳, 홍성 여행의 끝에는 '긴 여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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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남당항이 최근 해양테마파크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해양공원 및 축제광장(가칭)이 생겼고, 랜드마크인 홍성스카이타워(2024년 1월 오픈 예정)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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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스카이타워를 아직 이용할 수 없어 아쉽다면 남당항 노을전망대를 방문하면 된다. 바닷속으로 뻗은 빨간 다리가 인상적이다. 바다 한 가운데에 서서 무더운 여름, 선선한 바닷바람과 함께 노을을 즐기다 보면 신선놀음이 이런 게 아닌가 싶은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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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당항을 둘러보고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죽도를 방문하는 게 좋다. 죽도는 천수만 내에 있는 섬으로 낭만과 자연이 그대로 보존된 천혜의 섬이다. 해돋이와 해넘이를 동시에 볼 수 있다. 죽도는 남당항 바로 앞 약 3.7km 지점에 위치, 10여 분 남짓 배를 타고 입도하 수 있다.
죽도에서는 힘들지 않게 누구나 바다를 끼고 걷는 둘레길에서 낭만을 즐길 수 있다. 죽도 둘레길은 어디를 걸어도 좋다. 3시간 남짓 소요되는 산책길 내내 푸른 바다와 함께 대나무길 풍경이 이어진다. 1조망 둘레길은 숲길 탐방로와 다양한 볼거리가 있으며, 2조망 쉼터 둘레길에는 홍성 관광지를 소개하는 갤러리가 있어 휴식과 주요 여행 정보를 확인하는 게 가능하다. 3조망 쉼터 쪽에는 죽도 야영장 및 낚시공원과 매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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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의 진짜 여행은 이제부터다. 잘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즐거움을 찾아 떠나보자. 테마는 충의다. 역사책에서 봤던 이들의 숨결을 찾아 떠나는 '백만 여행'이다.
홍성 길산면에는 백야 김좌진 장군의 생가가 있다. 1991년부터 성역화 사업을 추진해 생가터에 본채와 문간채, 사랑채를 복원하고 기념관, 사당, 공원을 조성했다. 홍성군은 매년 10월 25일 청산리전투 승전기념일에 맞춰 이곳에서 장군의 숭고한 애국정신을 기리는 추모제를 거행하고 있다. 김좌진 장군은 한국 독립투쟁사에서 최고의 전과로 기록되는 청산리 전투를 승리로 이끈 것으로 유명하다. 기념관에서는 김좌진 장군의 시대정신을 확인할 수 있는 문서와 당시 사용했던 무기 등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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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 홍북읍에는 조선시대 사육신으로 유명한 성삼문, 고려시대 명장인 최영 장군을 마주할 수 있다. 성삼문유허지는 가묘로 규모가 크지 않다. 인근에는 최영 장군 사당이 있다. 이런 곳에 무슨 사당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길이 험하다. 험한 길을 따라 걷다 보면 그림 같은 풍경을 마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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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있는 여행을 하고 싶다면 고암 이응노 생가기념관, 이응노의 집의 집으로 발길을 옮겨보자. 고암 이응노는 1904년 홍성에서 태어나 1989년 파리에서 생을 마칠 때까지 온 삶을 그림으로 채운 화가다. 이응노는 한국의 전통 서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을 선보여 유럽 예술계에서 큰 주목을 받았으며 학교를 세우고 서구 젊은이들에게 동양 예술을 가르쳤다. 그가 남긴 3만 여점의 작품은 전통 서화부터 현대의 추상에 이르기까지 매우 폭넓고 다양하다. 고암 이응노 생가 기념관은 고암이 그림의 꿈을 품었던 공간 위에 그의 예술적 삶과 닮은 형태의 건축물로 지어졌다. 이응노라는 한 예술가를 기리는 기념관이자 미술관으로 시작해, 차츰 예술 문화 자료실과 입주 작가 스튜디오, 한옥 스튜디오 등 시설과 프로그램을 꾸준히 확장하며 새로운 예술을 품은 마을, 마을과 소통하는 예술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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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