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시장 침체와 원자잿값·인건비 상승에 고금리로 인한 대출 이자 부담까지 증가하면서, 올해 3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낸 국내 건설사들이 이른 시일 내에 실적을 개선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9.7% 증가한 245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현대건설 외에 건설사들의 영업이익 감소는 뚜렸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영업이익은 3030억원(6.5%) 감소해 액수로는 감소폭이 가장 컸다. 이어 대우건설 1902억원(7.4%), DL이앤씨 804억원(30.9%), HDC현대산업개발 620억원(10.8%), GS건설 602억원(51.9%) 순으로 감소폭이 컸다.
건설사들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많은 매출을 올렸음에도 영업이익이 감소한 데는 부동산 시장 침체와 고금리, 자재원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주택사업 부문의 수익성이 떨어진 탓이다.
대우건설, GS건설, DL이앤씨 등이 고물가와 고금리에 따른 주택시장 침체로 인한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힌 바있다.
3분기 선전한 현대건설의 경우에는 해외 사업 성과로 인한 실적 개선의 영향이 컸다. 현대건설은 실적 발표 자료를 통해 사우디아라비아 네옴 러닝터널,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등 해외 대형 공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된 것이 매출과 영업이익의 증가를 가져왔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4분기에도 건설사들의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공사비와 인건비 상승세가 잠잠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무장 정파 하마스와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원자재 가격이 일제히 상승하고, 인건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제시한 대우건설의 4분기 영업이익 평균 전망치(컨센서스)는 전년 동기 대비 21.0% 감소한 1950억원이다. DL이앤씨의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3.4% 감소한 1041억원, HDC현대산업개발은 12.5% 줄어든 650억원이 각각 예상된다.
통상 부동산 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고금리도 문제다. 미국 금리 상승으로 국내에서 고금리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4분기에도 건설사들의 실적 부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건설업종 보고서를 통해 주요 건설사의 4분기 실적이 3분기와 유사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별 수주한 프로젝트들의 매출 비중이 높아지면서 해외 원가율 변동성이 낮아졌고, 지난 2020∼2021년 분양한 현장들의 준공 전까지 주택 부문 수익성 개선 여지에 제한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내년부터 건설사별로 국내 물량과 해외 수주에 따라 실적이 차별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건설산업연구원에서도 지난해 229조7000억원이었던 건설 수주 규모가 올해 17.3% 감소한 190조1000억원으로 줄어든 후 내년에는 올해보다 1.5% 줄어든 187조3000억원으로 감소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강우진 기자 kwj12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