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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부산 관광지 도로 한복판에서 차량 주행을 막은 채 사진을 찍는 남녀의 모습이 최근 인터넷에 공개되며 논란이 일었다.
공개된 영상에는 부산 해운대구 청사포 해변 인근 사거리 한복판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커플의 모습이 담겼다.
한 운전자가 자신의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
영상에는 운전자 신호등이 파란불(횡단보도는 빨간불)인 횡단보도 한복판에서 남녀가 사진을 찍고 있어 차량이 주행 신호임에도 멈춰야 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조금 뒤 남녀가 자리를 비켜 주지만, 그러는 사이 신호등은 다시 빨간색으로 바뀌며 차량은 출발하지 못한다.
신호가 바뀌자 이 남녀는 다시 횡단보도 한복판으로 나와 사진을 촬영했고, 운전자 신호등이 초록색으로 바뀌었는데도 촬영을 계속 이어 나갔다.
차량이 경적을 울리자 그제야 커플은 황급히 가족으로 물러섰다.
이 모습을 접한 누리꾼들은 "인스타가 뭔지 목숨을 내놓고 저러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논란이 된 이 영상은 정확한 촬영 시점 등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해운대 청사포에서 비일비재하게 발생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인기 애니메이션 '슬램덩크'의 배경과 닮은 해변 열차의 풍경 때문에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다.
인생 사진을 담으려는 관광객들과 차량 운전자들 간에 갈등이 자주 빚어진다.
한 유명 유튜버도 차량 신호를 아랑곳하지 않고 사진을 찍다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경찰은 이런 상황이 반복되자 차도 무단 진입을 금지하는 현수막을 내걸었고, 해운대구는 과속 단속 카메라를 설치했지만, 관광객들의 안전은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 해변열차 측에서 안전요원이 배치해 보행자를 안내하지만 모두 제지하기에도 역부족이다.
해운대구가 경고 음성이 나오는 '스마트 신호기' 도입도 추진하고 있지만 표준규격에서 벗어난 까닭에 언제 설치될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한 교통 전문가는 "관광객으로 이익을 보는 해변열차 측에서 신호수를 추가로 배치하고, 행정이나 경찰에서 광폭 횡단보도 도입, 무단횡단 단속 등 추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무엇보다도 관광객 스스로 안전 규범을 지키고 교통법규를 준수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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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